일터 찾은 장애인선수들, “이제 떳떳하게 소속팀 갖고 운동할 수 있어요”

▲ 장애인체육선수 재직자를 위한 직업의식 함양 교육 ‘ON Able’이 열린 15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참석한 선수와 보호자들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 15일 장애인 체육선수 재직자를 위한 직업의식 함양 교육 ‘On Able’이 열린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선수와 보호자들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번 교육은 70여 개 기업에 취업해 근무 중인 장애인 체육선수 재직자를 대상으로 근로자로서의 태도와 법규 이해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조태형기자
“새로 잡은 일터에서 즐겁게 운동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15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직업의식 함양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300여 명의 장애인 운동선수들은 모두가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들은 장애인 선수이면서도 중소기업에 소속된 직장인으로 전국 70여 개 기업에 275명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이충복씨(42ㆍ용인시)는 교육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진지하게 강의를 경청했다. 현재 평택시 소재 우양HC 소속 직장운동부 당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충복 씨는 “장애를 얻은 이후 요즘같이 즐겁고 행복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씨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 2016년 10월에 입사했다. 이전까지는 운동을 해도 생계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하고 의욕이 떨어졌었다”면서 “그러나 도장애인체육회와 장애인체육진흥회에서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직장과 연결해줘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루 중 제일 기쁜 순간이 바로 체육관으로 출근한 뒤, 단말기에 출근 카드를 찍을 때다. 또한 월급날은 가족들 앞에서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4월 대전의 실리콘웍스 직장운동부에 보치아 선수로 입사한 우정은씨(31ㆍ광주시)도 비슷한 경우다. 뇌병변 1급을 앓고 있는 그는 건강을 위해 틈틈이 보치아를 즐겨왔지만, 대인기피와 우울 증상이 심했다. 하지만 직장을 갖은 이후로는 몰라보게 밝아지고 활기가 넘친다. 

우씨는 “오후 12시 반에 집 근처 보치아 연습장으로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데, 마음 놓고 운동을 할 수 있어 삶의 목표와 활력이 생겼다. 무료한 생활을 떠나 매일같이 운동에 집중하게 돼서 아픈 것도 낫는 느낌”이라며 “가족들도 요즘 내가 최근 몇 년간 가장 멋져 보인다고 좋아한다”며 달라진 삶을 전했다.

 

교육시간 내내 이들을 지켜보던 이용진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회장은 자신의 일처럼 흐뭇해했다. 교육을 마친 이후 장애인 체육선수의 지원을 위한 ‘On Able 선수지원단’ 발대식을 치른 이 회장은 “선수들은 물론 직장운동부를 만든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장애인 체육선수와 기업이 모두 윈윈하는 ‘상생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On Able 선수지원단을 통해 장애인 선수의 일자리 확대와 대회참가 지원, 체육시설 및 용품지원 활성화로 장애인체육 진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교육에 참가한 장애인 선수들은 지난 2016년 6월 경기도장애인체육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사,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가 3자 업무 협약(MOU)을 맺으면서 시행된 장애인선수 고용촉진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취업이 이뤄진 선수들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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