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자연의 순환은 아름답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아무리 자연을 정복하려고 해도 결국은 자연의 거대한 품 안에서 그곳이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어머니의 품 안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삶의 깨달음일 것이다.
역사의 순환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전제주의에서 왕권은 사라지고 사회주의로 공산주의로 자본주의로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역사의 순환은 공산주의를 탄생시킨 서방에서조차 공산주의가 사라졌다. 유독 한반도에서만 역사의 순환이 막혀 냉전의 산물인 조국의 겨울은 반세기를 거치며 민족 간의 갈등과 아픈 전쟁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민족은 반만년의 긴 세월을 같은 민족이면서도 여러 나라로 쪼개져서 수많은 전쟁을 하면서 때론 어렵게 통일을 이뤄오다가 이제는 다시 두 개의 국가로 갈라졌다. 남한과 북한이 삼팔선이라는 긴 장벽을 쌓고 과거 소련이 서방국가와 비공산국가의 접촉을 막기 위해 쌓은 철의 장막을 이 땅에도 설치하고 지금까지 대치 중인 것이다.
그러나 통일은 한민족의 소원이고 오랜 소망이라 다급한 마음으로 갈망한다. 이제는 긴 갈등의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에서 벗어나 하나라는 공동체의 민족 국가가 들어설 때가 올 것이라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남북화해의 소식을 기다렸다. 그 간절한 소망이 3월5일 북한을 방문한 대북특사단의 소식이었다. 더욱이 9일 한국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곧바로 김정은을 미국 대통령이 만나기로 하는 역사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얼었던 동토의 땅이 녹는 봄소식이 들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핵전쟁 위험 국가였다.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을 향해서 시험발사를 하면서 세계는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됨을 연일 보도하며,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서로 막말을 하며 일촉즉발의 단계까지 가는 아주 위험한 단계였다. 금방 핵전쟁이 나서 금수강산 한반도가 역사 속에서 가장 추한 땅이 되나 하는 긴박감 속에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마치 얼었던 수도가 터지듯 남북관계의 물결이 우수수 터져 나오는 기쁜 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정은이 남북대화를 요구했고 또한 미국과의 대화를 비핵화로까지 가는 발언과 한미군사훈련 자체도 수긍하는 큰 틀에서 북미협상을 요구했다.
특히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남북협상을 하기로 한 것 등 모두가 파격적인 모습이다. 과거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도 어느 날 봄눈 녹듯이 찾아왔고, 대한민국도 어느 날 소리 없이 찾아오는 봄소식 같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대화가 찾아온 것이다. 아무쪼록 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빨리 오도록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