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조명이 너무 밝아요”…눈 건강 해치는 도내 공공도서관

조도 기준치보다 두배 가량 높아
쉽게 눈 피로… 집중하기 힘들어
심할땐 시력저하 불러 개선 시급

▲ 조도측정1
▲ 19일 안산중앙도서관 열람실 조도(조명의 밝기) 측정결과 국가기술표준 조도기준(최대600 룩스)보다 훨씬 밝은 1088 룩스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내 일부 공공도서관의 조도가 권장기준치보다 많게는 2배가량 까지 밝은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김시범기자

“공공도서관이 너무 밝아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경기도의 한 도서관을 자주 찾는 A씨(27)는 최근 발길을 끊었다. 취업준비를 위해 공공도서관 열람실을 찾았지만 형광등의 밝은 빛이 책에 자꾸 반사, 공부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A씨는 쉽게 눈의 피로감을 느꼈고 취업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결국 A씨는 각 자리에서 스탠드의 빛 세기 조절이 가능한 독서실로 공부 장소를 옮겼다.

 

도서관 이용객 B씨(24ㆍ여) 역시 도서관 조도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B씨는 “공공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선택할 때마다 조명 바로 아래 자리는 피하게 된다”며 “조명과 조명 사이 자리를 선택하거나 조금 어두운 구석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공공도서관들의 조도(룩스ㆍlux)가 기준치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나 오히려 독서와 공부를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때문에 시력 저하의 가능성마저 제기돼 도민의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19일 경기도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의 한국산업규격 조도기준(KS A 3011)에는 도서관 열람실 등의 조도 기준을 최저 150룩스에서 300룩스로 정하고 있다. 그 중 신문과 인쇄물의 글자 크기가 8~10포인트일 때는 조도를 최저 300룩스에서 최대 600룩스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도내의 공공도서관 역시 이 기준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안산중앙도서관, 화성병점도서관, 의왕중앙도서관, 수원중앙도서관 등 도내 공공도서관 곳곳에서 조도측정기로 직접 조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 수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들 도서관은 대부분 800룩스에서 900룩스 후반의 수치로 결과가 나왔으며, 가장 높은 곳으로 안산중앙도서관의 열람실이 1천88룩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이 눈의 피로도를 키우고 자칫 잘못할 경우 시력 저하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안과 전문의는 “조도가 너무 높으면 눈에 피로가 쉽게 쌓인다”며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돼 심해질 경우에는 시력 저하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훈 안과 전문의도 “천장 조명이 기준치보다 밝을 때에는 눈에 건조함과 이물감을 일으켜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도서관을 건립하는 주체와 운영하는 주체가 달라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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