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급 PC방 요금, 숙박비 십수만원
군·가족들 ‘바가지요금 해결 우선’
해당 지자체 대대적 요금 조사 나서야
우리는 군 장병 외출ㆍ외박 시 위수 지역 해제에 반대한다. 앞서 그 이유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우선 군 작전 개념상의 문제다. 신속한 전투태세 복귀라는 외출ㆍ외박 특성에 맞지 않는다. 통신 교통이 발달했다지만 촌각을 다투는 군 작전 대응을 따라갈 순 없다. 다음으로, 군 부대 지역 상권이 붕괴한다. 군사 지역 규제로 묶인 부대 지역의 경제는 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위수지역 해제는 인근 지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여기에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있다. 군 부대 지역에 만연된 바가지요금이다. 많은 군인과 군 가족들이 위수 지역 해제를 원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대표적으로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 PC방 요금 횡포다. 1시간 사용에 2천원 이상을 받는 군 부대 지역이 수두룩하다.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서울 강남의 요금과 같거나 되레 비싸다. 신세대 장병들이 외출ㆍ외박 때 가장 많이 찾는 위락시설이라는 점을 이용한 악덕 상술이다.
외출ㆍ외박 장병이 이용해야 하는 숙박 시절 폭리는 오래된 민원이다. 반나절이나 하루를 이용하려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신병 교육대 주변이라면 더욱 심하다. 외출 병력이 대거 몰리는 수료식에는 20만원을 주고도 방을 구하기 어렵다. 얼마 전에는 난방이 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장병을 업소 주인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군인과 가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군 장병에 대한 애정을 영업의 기본자세로 하는 상인들도 많다. 배고픈 군인들 많이 먹으라며 ‘공깃밥 추가’는 무한정 무료로 하는 밥집도 있고, 헤진 군복이나 명찰 등을 저렴한 가격에 수선해주는 만물상도 있고, 병사들 몸을 생각해서 술을 일정량만 판매하는 식당도 있다. 장병과 가족들에겐 더없이 포근하고 기억에 남을 상인들이다. 우리가 외출ㆍ외박 위수 지역 해제에 반대하는 목적도 이런 선량한 상인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지자체는 이런 선량한 상인만 보호하면 된다. 바가지 PC 요금, 턱없는 숙박 요금으로 장병과 가족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악덕 상인들까지 보호하려 들면 안 된다. 국방부의 위수지역 해제 결정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위수 지역 지자체는 바가지요금 척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바가지요금 실태에 대한 대대적 조사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 연후에 결과를 공표하고, 개선 의지를 밝혀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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