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중 모텔로 끌려가…” 道공공기관 여직원 30% 성폭력 경험

▲ 설문조사 결과 발표하는 이기영 경공노총 위원장
▲ 설문조사 결과 발표하는 이기영 경공노총 위원장

경기도 산하 7개 공공기관 직원의 30%가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하 경공노총)은 경기 R&DB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희롱ㆍ성추행, ‘갑질’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공노총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9개 기관의 노조가 연합해 만든 단체로, 온라인 설문과 조합원 간담회 등을 통해 최근 실시한 이번 실태조사에는 7개 기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ㆍ경기도자재단ㆍ경기도문화의전당ㆍ경기신용보증재단ㆍ경기문화재단ㆍ경기도콘텐츠진흥원ㆍ경기연구원)의 근로자 약 7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체 30%에 달하는 직원들이 성희롱과 성추행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이중 54%는 여성이었으며 46%는 남성으로 확인됐다.

 

피해 사례를 보면, 여성직원들은 술자리나 회식 장소 뿐만 아니라 사무실 등 업무 공간에서도 피해를 호소했으며 불필요한 스킨십, 음담패설을 비롯해 실제 성관계를 요구하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특히 20대, 30대 등 연령층이 낮을수록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가해자는 부서장을 비롯해 기관 고위직, 경기도의원, 경기도 공무원까지 포함됐다. 

남성 직원은 음담패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건배사 등 일상적인 언어 성희롱을 포함해 노래방에서 껴안거나 귓불을 만지고 함께 춤추기를 강요하는 등의 성추행도 이뤄졌다고 답했다.

 

이기영 경공노총 위원장은 “이번 조사의 목적은 징계나 처벌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반성을 통한 공공기관의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진행했다”며 “각 기관들이 자율적인 조사와 관리자급에 대한 적극적 교육 등 제도 개선 등 자정 노력과 문화 개선 운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공노총은 설문조사 결과를 차기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한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재명 전 성남시장, 양기대 전 광명시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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