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철 값이 오르면서 인천에서 전기 케이블이나 동파이프는 물론, 알루미늄 창틀과 문짝까지 떼어가는 등 고철 제품을 훔치는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22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구 숭의동 한 공사 현장에서 18일 오후부터 19일 오전 사이에 한 중년 남성이 구리로 된 전기 케이블 70여m를 절단해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도난 직후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범인이 배낭을 메고 달아난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해 범인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남성인 것으로 보고 계속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난당한 전기 케이블은 시가 50여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인근지역에선 단독주택에 침입해 동파이프와 에어컨 실외기까지 떼어내 달아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0일에는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드라이버를 이용해 창문에 부착돼 있던 알루미늄 창틀과 문짝까지 떼어내 달아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70대 노인이 고장 난 보일러 기계를 훔쳐갔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들은 고철 값이 지난해 중순 이후 최근까지 조금씩 오르고 있어 이 같은 고철 절도사건이 끊이질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인천지역 고물상들은 동파이프의 경우 지난해 1kg당 5천원이던 것을 현재는 5천500원 선에서 매입하고 있다. 또 에어컨 실외기의 경우 1kg당 6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고 실외기 1대의 무게가 50~80kg 정도로 4만원 내외에 거래된다.
알루미늄의 경우, 종류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고물상 매입가격이 kg당 700∼1천100원 선을 유지하고 있어 고철 절도범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인이 잠시 내놓은 것을 버린 줄 알았다며 가져가는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훔치는 경우도 많다”며 “전선이나 고철 절도사건이 발생하면 CCTV로 범인의 동선을 추적하고 고물상에 매물이 거래됐는지까지 역추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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