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학교 짓는데 도와주세요”…대학생 지갑 터는 ‘수상한 모금운동’

신원 미상 외국인, 캠퍼스서 기부금 요구
거절땐 위협… 피해자 늘어 주의 당부

아주대학교에 재학 중인 P씨(22ㆍ여)는 최근 캠퍼스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외국인 2명이 P씨에게 “캄보디아에 학교를 짓기 위해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며 “모금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한 것.

이들은 P씨에게 굶고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며 모금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를 수상하게 여긴 P씨가 소속을 묻자 이들은 돌연 “가진 돈을 모두 내놓으라”며 태도를 바꿔 P씨를 위협했다. 무서움에 떨던 P씨는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주고 나서야 이들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경기도내 대학에서 외국인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기부금을 강요하면서 피해자가 속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경기도내 대학들에 따르면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인들이 캄보디아, 네팔에 학교를 짓는다는 명목으로 대학 측의 허가 없이 학생들을 상대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국인의 소속이 불분명해 학생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을 붙잡고 모금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고압적인 태도로 모금을 강요한다는 게 피해학생들의 증언이다. 이 외국인들은 현재 아주대, 경기대,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자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이들을 적발하는 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소속과 이름조차 알 수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아주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모금 운동을 벌이는 외국인들에게 강제로 돈을 뺏겼다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기 전에 이들을 붙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관계자는 “교내 경비원들에게 수상한 외국인을 발견하면 즉각 학생지원처와 총학생회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며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주의하라고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성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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