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김포서 ‘A형 구제역’ 발생… 차량도 인적도 끊겼다

[현장&] 인천지역 도축장·축산물 도매시장 ‘좌불안석’

▲ 28일 오전 인천시 서구 가좌동 인천축산물시장 거리가 김포 돼지농가의 구제역 발생여파를 말해주듯 한산하기만 하다. 김준구기자
▲ 28일 오전 인천시 서구 가좌동 인천축산물시장 거리가 김포 돼지농가의 구제역 발생여파를 말해주듯 한산하기만 하다. 김준구기자
“3년전 이맘때 강화 양돈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악몽이 떠올라 몸서리쳐지네요.”

경기도 김포 돼지 농가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 소식에 인천지역 도축장과 축산물 도매시장 상인들은 안절부절 좌불안석이다.

 

28일 오전 서구 가좌동 인천축산물시장 안에 있는 한 도축장.

평소 충청도부터 인천까지 여러 지역에서 소와 돼지를 싣고 온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지만, 이날은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도축장 안에는 사람들 대신 정육점 배달용 탑차들만 배달을 멈춘 채 도축장 주차장을 채우고 있다.

 

하루 1천400여 마리의 돼지를 도축해왔지만 이날 도축된 돼지는 1마리도 없었다. 지난 27일 경기도 김포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오는 29일 정오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이 발동돼 도축할 돼지가 들어오지 않아서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납품된 돼지들을 포장하거나 도축장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 직원은 “오늘부터는 아예 돼지가 들어오지 않고 있어 내일과 모레 이틀간은 휴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 입장에선 당장 피해는 아직 나타나질 않고 있지만, 아마도 1달에서 1달 반 정도는 도축량이 확 줄고 돼지 경매 값도 오를 게 뻔해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도축장 주변서 축산물을 파는 상인들도 마음을 졸이기는 마찬가지다.

A축산 관계자는 “대부분 상인이 기존에 비축해놓은 돼지고기가 남아있어 당분간 피해를 막을 수 있지만 고기가 소진되기 전까지 경매가 열리지 않는다면 상인들로선 돼지 단가가 올라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정육점 업주(65·여)도 “2015년에 구제역이 터지면서 매출이 50% 이상 떨어졌다”며 “돼지 마릿수가 없으니 매입가는 오르고 소비자들은 외면하고 한달도 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몸서리를 쳤다.

 

도축장에서 상주하고 있는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은 “지난 27일 오후 1시부터 경보단계가 ‘주의’에서 ‘심각’단계로 격상됐고, 현재는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발동된 상황”이라며 “경보단계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만큼 도축대상 가축에 대해 생채 검사 등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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