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약관(弱冠)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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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弱冠)은 20대 전후의 남자를 말한다. 비슷한 나이의 여자에게는 방년(芳年)이란 표현을 쓴다. 이들 모두 20대 전후의 왕성한 때를 의미한다.

사서오경 가운데 하나인 ‘예기(禮記)’에 나오는 표현이다. ‘예기’는 공자와 그 제자들이 예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한나라 때 편집된 간행물이다.

우리 정치사에는 ‘386세대’란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조어로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인 세대’를 말한다.

 

주로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세대다. 그 주역들이 하나 둘 정치에 입문하면서 기존 정치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던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흔히 한국 정치는 늙었다고들 말한다. 젊음의 상징인 용기와 패기, 신선함이 실종됐다는 의미일게다. 정치는 무릇 경륜과 노련미도 필요하다. 옛것을 배우고 답습해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역사는 항상 진화의 길을 걷듯 정치도 새로운 바람이 절실하다.

 

글로벌 정치사에는 약관의 40대 걸출한 인물을 손꼽아 볼 수 있다. 미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로 확정된 폴 라이언,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 폴란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안드레이 두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매력은 기성 정치인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라이언 의원은 가난한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지만, 결코 가난에 얽매어 대사를 그르치지 않았다 전해진다.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젊은 정치에 대한 기대는 역시나 실망이 되고 있다.

 

이번 경기지역 기초ㆍ광역의원 예비후보 중 30대 미만이 14명 선이다. 30~40대를 보더라도 44여 명 수준이다. 너무 적은 숫자다. 정치에 실망한 젊은 표심을 방증하는 결과다.

그나마 부천지역에서 들려온 기분 좋은 소식이 있어 위안이 된다. 약관의 25세 청년 오윤상씨가 도의원 출마를 선언한 사실이다. 아마 최연소 후보가 아닐 듯하다. 지역정가에서도 일찌감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모양새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치출발선에 올랐다 말하고 있다. 오로지 그 힘은 젊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노쇠함이 엄습해 있는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파다. 좋은 결과로 약관의 용기있는 정치를 기대해 본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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