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통행료로 갈등을 빚어왔던 민자도로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일산∼퇴계원 36.3㎞) 통행료가 29일부터 최고 33% 인하됐다. 소형 승용차기준 양주영업소 통과 차량의 요금은 3천원에서 1천800원으로, 불암산영업소는 1천800원에서 1천400원으로 내렸다. 최장구간 통과시 요금은 4천800원에서 3천200원으로 1천600원(33%) 인하됐다. 대형화물차도 6천700원에서 4천600원으로 2천100원(31%) 내렸다.
이 같은 통행요금 인하로 외곽순환도로 남부구간의 1.7배에 달하던 북부구간 요금은 1.1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매일 이 구간을 왕복 이용하는 승용차들은 연간 70만~90만 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도로 운영사인 서울고속도로(주)는 요금 인하로 통행량이 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와 서울의 동서남북을 원형으로 연결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전체 128㎞ 중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남양주시 별내면 화접리 간 36.3㎞를 잇는 북부구간이 민자사업으로 건설됐다. 2007년 12월 완전 개통 당시 일산~퇴계원 구간 통행료는 4천300원이었다. 2011년 11월 4천500원으로 200원 올랐고, 2012년 12월 다시 300원 오른 4천800원이 최근까지 유지돼 왔다.
같은 도로인데 사업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남부와 북부 구간의 통행료가 달랐다. 재정사업인 남부구간은 ㎞당 평균 50원인데 비해 민자사업인 북부구간은 132원으로 평균 2.6배 더 비쌌다. 특히 일산IC에서 고양IC 구간은 ㎞당 476원으로 무려 10배나 비싸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의 불만을 샀고, 통행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개통 당시부터 문제를 제기한 고양시민회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고양시ㆍ구리시 등 북부지자체, 도의회, 국회의원 등은 10년 넘게 통행료 인하 운동을 벌여왔다. 통행료 인하는 시민과 지자체가 나서고 정부가 협력해 이뤄낸 결실이다. 국토교통부는 비싼 통행료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2036년 6월까지인 민자 관리운영 기간을 2056년 6월까지로 20년 연장하고, 연장 이후 통행료에 대한 선투자를 받아 투자자를 변경하는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통행료를 인하하게 됐다.
이번 통행료 인하는 양쪽 요구에 부응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한 민간투자사업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국토부는 향후 민자고속도의 통행료를 재정고속도 수준으로 인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국민 부담을 경감하고 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 개통된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일산대교 통행료 인하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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