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운명 여전히 안갯속

산업부장관, 부평공장 방문 노사 중재 나섰지만 실패
노조는 이번주 철야 농성 돌입 강경대응 기조 유지
정부 실사도 마무리 안 돼… 자금 투입시기 불투명

한국GM 자금난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부장관이 한국GM 부평공장을 전격 방문해 노사 갈등 해소에 나섰지만, 인건비 절감을 위한 노사 임단협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데다 정부 실사도 마무리되지 않아 정부 자금 투입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8일 한국GM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지난 6일 부평공장을 방문해 사측과 노조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노사협상 타결에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카젬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측이 신차배정을 포함한 한국GM 장기적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지난 7일과 8일 사이 벌어진 노조의 사장실 점거 등 과격한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할 일이 없어진다며 원칙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또 백 장관은 “정부와 산업은행이 그동안 한국GM 감시가 소홀했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먼저다”며 “원래 산은 실사가 끝나고 장기투자계획을 받아 정부 지원방안을 밝히려 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해 정부 지원발표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국GM 유동성 위기는 나아질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카젬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는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추가적 자금 투입이 없다면 4월 도래하는 각종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된다”며 심각한 자금난을 언급했다.

 

실제 한국GM은 지난 6일로 예정된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고 오는 10일 생산직과 사무직 직원 월급이 다가오는데다 지난달까지 신청한 희망퇴직자들의 비용까지 줘야 해 이번달에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글로벌 GM의 차입금 만기까지 생각하면 자금압박은 더욱 심각하다. GM홀딩스 등 GM본사 및 계열사로부터 한국GM이 빌린 9천억원의 만기일이 이번달 돌아오고 GM본사가 밝힌 실사기간 중 채권 회수 보류 원칙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차입금 만기를 미루고 있기만, 한국GM 자구안 마련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갑자기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하다.

 

이렇다보니 앞서 베리엥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이 언급한 ‘4월 20일 부도설’ 위기감이 업계 안팎에서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임단협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부 실사가 길어지면서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마저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경우 글로벌GM이 ‘한국 시장 정리’라는 완전철수 카드를 꺼내들 수 있어 최악의 사태 마져 우려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군산공장 철수 지침도 사전에 직원들에게 예고하지 않았던 만큼 부도나 철수 등의 후속조치 역시 전격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이번주 철야농성에 돌입키로 하는등 강경대응 기조를 지속 유지키로 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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