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차량공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IT 업계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차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연평균 21.8% 성장해 오는 2020년과 2024년에는 각각 35억 달러(한화 약 3조 7천억 원)ㆍ65억 달러(6조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보험연구원이 파악한 국내 카셰어링 업체 회원 수는 지난 2012년 6만 8천 명에서 2016년 480만 명으로 무려 7,058%나 증가했다.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국내 카셰어링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1천억 원이었으며, 오는 2020년에는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셰어링은 단기 렌터카와 유사하지만, 렌터카와 달리 회원제로 운영되고 과금도 10분 단위로 이용 거리에 따라 이뤄진다. 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과 결제가 진행되며 회원 스스로 차량을 관리하게 돼 있다.
주요 서비스가 온라인 기반의 무인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만큼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등과 결합 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최근 통신업체들은 앞다퉈 카셰어링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KT는 지난달 말 국내 2위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상반기 중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지공해 검색 및 예약 서비스에 응용하기로 했다. 또 고객 맞춤형 카셰어링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마케팅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도 업계 1위 업체 쏘카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 선점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쏘카 차량 200대에 자체 차량 관제 솔루션 ‘리모트 ADAS’를 탑재했다. 리모트 ADAS는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로 특수 장비를 이용해 차선 이탈과 차량ㆍ보행자 추돌 위험 등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카카오도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며 카셰어링 시장에 몸을 던졌다. 올해 2분기 카카오택시를 불러도 안 잡힐 때 카풀로 넘어가는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외국에서도 IT 업체와 카셰어링 업체 간의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카셰어링 업체 리프트가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와 함께 BMW 5를 개조한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것. 일본 소프트뱅크는 자율주행차 플랫폼 확보를 위해 우버(미국), 올라(인도), 그랩(싱가포르), 디디추싱(중국) 등 전 세계 카셰어링 업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플랫폼에 관심을 기울이는 통신사들은 자사의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자율주행차 플랫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라며 “카셰어링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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