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없는 아파트’ 다산신도시, 때아닌 택배전쟁

관리사무소 “주민안전 위해 지하 주차장 이용·카트로 배달해달라”
배송기사 “차량 높이로 진입 불가” 반발… 길에 물품 쌓아 갈등 심화

▲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택배가 쌓이고 있다. 이 아파트가 지난 2일부터 택배 차량 지상 진입을 통제하자 택배 업체에서는 단지 출입문 인근에 택배를 쌓아두고 고객에게 찾아가라는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택배가 쌓이고 있다. 이 아파트가 지난 2일부터 택배 차량 지상 진입을 통제하자 택배 업체에서는 단지 출입문 인근에 택배를 쌓아두고 고객에게 찾아가라는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 아파트가 단지 내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통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 근처에 택배 차량을 댄 후 카트로 배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CJ대한통운 등 업체들은 아파트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를 쌓아두고 가는 방식으로 맞서면서 주민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CJ대한통운 등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지난 1일부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지상 진입을 통제했다. 지상 주차장이 없는 이 아파트에서는 그동안 소방차나 경찰차, 택배 차량 등 아파트에 필수 용무가 있는 차량 진입만 허용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단지 내에서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어린이가 치일 뻔 한 일이 발생하며 관리사무소는 3월 한 달간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택배차 지상 진입을 막기로 했다.

 

관리사무소는 택배 업체들에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정문이나 측문에 주차한 후 카트로 배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택배 회사 측은 크게 반발했다.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 높이는 2.3m로, 2.5m가 넘는 일반 택배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데다 카트를 이용하면 대량의 택배 물품을 운반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업체는 지하 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낮은 차량을 이용하는 등 관리사무소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CJ대한통운 등 배달 물량이 많은 주요 업체가 택배를 집까지 배달하지 않고 정문 근처에 쌓아 둬 저녁마다 정문 인근 도로에 택배가 가득 쌓이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관리규약으로 운영방침을 정하는 자치사항은 행정적 강제대상이 아니다”며 “안타깝지만 입주민간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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