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관원 경기지원 기동팀 떴다… “원산지 속임수 꼼짝마!”

‘매의 눈’으로 국내산 둔갑 ‘족집게’
원산지관리과 직원들 15곳 단속
소비자 우롱 위반 업체 3곳 적발
정육점·식당 등 눈속임 판매 들통

10일 원산지표기 위반 단속에 나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원산지관리과 관계자들이 수원시내 한 식육판매업소에서 돼지고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기자
10일 원산지표기 위반 단속에 나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원산지관리과 관계자들이 수원시내 한 식육판매업소에서 돼지고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기자
“직원이 국내산인줄 알고 팔았습니다”

10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동안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원산지관리과 기동팀의 불시 방문에 화들짝 놀라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동팀의 예고없는 방문은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안전을 위한 돼지고기, 쌀 등의 원산지 표시 집중 단속 차원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정육점에 들어서자 마자 매장 진열대를 비롯해 냉동고에 보관된 고기까지 모두 들춰내 원산지를 일일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업주의 양심불량 행태는 기동팀의 날카로운 눈을 피하지 못했다. 불과 5분여만에 이들은 멕시코산 돼지 삼겹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더욱이 미국산 소 불고기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수개월 동안 팔아온 업주의 꼼수도 들통났다. 이 업소는 국내산을 찾는 손님에게 냉동고에서 수입산을 꺼내와 몰래 바꿔치기하거나 국내산과 수입산을 섞어 판매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동원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기동팀이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지 않았느냐”며 날카로운 질문과 함께 추궁하자 이내 발뺌하던 A씨는 “직원이 잘 몰라서 국내산으로 판매한 것 같다”고 실토했다. 이어 A씨는 “매번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팔지 않았다. 드문드문 팔았을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는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업주에 형사입건과 함께 벌금형이 내려진다.

 

이날 오후 4시께 기동팀이 찾은 수원시 장안구의 한 식당에서도 원산지 표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식당 메뉴판에는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라고 버젓이 표시해놨지만, 중국산 김치찌개용 김치를 사용하다 적발됐다.

 

또 다른 인근 식당 역시 매장 내 국내산 표시와 달리 중국산 김치는 물론, 미국ㆍ캐나다ㆍ호주 등 수입산 순두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업주는 “김장김치가 떨어져서 마트에서 중국산 김치를 사다 놨다. 앞으로 똑바로 표시하겠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한편, 농관원 경기지원 원산지관리과 기동팀은 안양, 수원지역의 15곳을 단속해 원산지표시 위반 업체 3곳을 적발했다.

 

양성모 농관원 경기지원 기동팀장은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던 수법이 최근 위장판매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원산지 위반 행위가 근절되도록 지속적으로 단속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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