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서 각종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도시 재개발과 아파트 건설, 고속도로ㆍ교량 공사 등 건축물의 해체나 신축 과정에서 수많은 건설폐기물들이 나온다. 토사, 폐벽돌, 폐블럭, 폐콘크리트, 폐목재, 폐합성수지, 폐아스콘, 철근 등 폐기물 종류는 상당히 많다. 건축 패재류는 분리, 파쇄, 소각 등의 과정을 거쳐 폐잔재물은 수도권 매립지로, 재활용 골재류는 다시 건설현장에 공급된다. 이런 일을 하는 업체가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다.
건설 폐기물은 운반과 적재, 분리, 파쇄, 소각 과정 등을 거치며 엄청난 먼지와 분진, 가스, 소음 등의 공해를 유발한다. 주변 환경에 대한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인근 주민들이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돼 건강을 위협받고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상당수 건폐물 재생처리업체들이 이를 외면한 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 진건ㆍ오남지역 주민들은 몰상식한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 때문에 숨도 맘놓고 못쉬며 20년째 먼지와의 전쟁 속에 고통받고 있다. 실제 피부병과 호흡기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재산피해도 만만치 않다.
진건읍 송능리 일대엔 건폐물 재생처리업체 3개 기업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있다. 이 인근에 주거지와 고등학교, 기업체 등이 있지만 업체들은 폐자재 이동, 적재, 분리, 파쇄 등 갖가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건축 폐자재를 가득 싣고 다니는 덤프트럭은 덮개도 없이 운행하고, 포크레인이 이를 옮기는 작업 중 먼지가 날려도 살수장치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단지엔 폐기물들이 마치 야산처럼 쌓여 비산먼지를 유발하지만 방진덮개는 찢어져 제구실을 못한다. 거의 무법천지다. 현장을 확인한 한국건설환경협회 소속 환경담당자는 “상식적으로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험 수위”라고 진단했다.
진건ㆍ오남 주민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환경단체와 연계해 ‘건폐물 퇴출추진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20여 년간 수십 회에 걸쳐 집회와 민원, 감사원 감사 등 문제 제기를 했지만 남양주시 등 관계 당국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주민피해가 극심한데도 미온적 대처에 관리 감독에 손놓고 있으니 주민들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주민 고통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폐기물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 건설폐기물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놓고 다각도에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법이 있는데도 남양주시는 왜 주민 고통을 외면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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