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인근 해상서 준설작업 진행 대형 고철·철근·폐합성수지 등
운염도에 멋대로 적치 ‘쓰레기 산’ 인근 주민 평화로운 삶 파괴 원성
2일 인천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제철로부터 북항 인근 해상에서 준설사업을 발주 받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당 사업은 북항에 쌓인 퇴적토 때문에 접안에 어려움이 있어 현대제철에서 인천해양수산청에 요청해 추진하게 됐다. 현대제철에서 준설사업을 먼저 한 후, 차후에 발생하는 사업비에 대해선 해수청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준설과정에서 건져낸 폐기물들을 영종대교 중간 아래에 있는 운염도에 불법으로 쌓아놓으면서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바지선에서 건져 올린 폐기물들을 선박을 이용해 운염도까지 운반 후, 덤프트럭을 이용해 마을 인근 공터에 쌓아놓았다. 당초 인천해양수산청에 사업승인을 받을 때는 운염도의 배가 접안하는 구역(정박지 구간)만 사업장으로 승인을 받았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약 2만㎡에 이르는 해당 부지에는 옮겨다 놓은 각종 폐기물로 가득 차 있으며 악취까지 풍겨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임시로 덮어놓은 가림막을 들추자 대형고철과 철근, 폐합성수지 등이 잔뜩 쌓여 있다. 쌓아놓은 폐기물 높이 또한 3m 이상 되는 곳까지 있다.
한 지역주민은 “운염도 부두 쪽에서만 작업하도록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을까지 폐기물들을 쌓아놓아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며 “여름 장마 때는 이곳까지 물이 잠겨 해양오염 등 제2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전에 인허가 없이 불법으로 적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작업여건상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작업을 하다 보니 고철이나 큰 돌들이 많이 나와 운염도에서 분류작업을 하기 위해 임시로 쌓아놓았을 뿐 고의적으로 투기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할구청에선 수일 내로 행정처분을 한다는 방침이다. 중구청 친환경조성과 관계자는 “뻘과 모래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고철과 폐합성수지 등이라 폐기물을 무단 적치한 것이 맞다”며 “과태료 부과와 함께 폐기물 처리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홍소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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