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챙기랴 어버이날 효도 선물 챙기랴…가정의 달이 두려운 ‘3040 끼인세대’

선물비용 수십만원 지출에 허리 휘청
전문가 “수입에 맞는 계획적인 소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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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챙기랴, 어버이날 챙기랴…이번 연휴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막막하네요”

 

이번 주말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까지 연이어 기념일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린 아이들을 키우며 부모님의 은혜에도 보답해야 하는 이른바 ‘3040 끼인 세대’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보채는 아이를 달래줄 선물부터 키워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부모님의 선물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2일 빵집에서 만난 최순경씨(39ㆍ수원시)는 5월 들어 며칠도 되지 않아 딸(8)과 아들(6) 두 자녀의 어린이날 선물로 30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첫째인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게 느려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도록 20만 원 상당의 키즈폰을 어린이날 선물로 사줬다”며 “둘째는 누나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보고 매번 사달라고 졸라서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인라인스케이트를 선물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남편의 외벌이로 가계를 꾸려갔는데 올해 나도 일자리를 구해 어버이날에는 양가 부모님을 찾아뵙고 선물과 식사를 대접할 계획인데 어느 정도 지출을 할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택배업을 하는 이지훈씨(40)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을 어떻게 하면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심에 빠졌다.

 

그는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하나뿐인 아들이 고가의 자전거를 원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아들이 4학년인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30만 원 정도 값이 나가는 자전거를 선물해 달라고 해서 사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며 “일 년에 단 하루라 부모 마음으로 꼭 사주고 싶지만 바로 이어지는 어버이날 선물까지 고려해보면 많은 돈을 선뜻 지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재은 경기대 경제학 교수는 “5월은 가정의 달로 관련 기념일이 많아 수입에 맞는 계획적인 소비가 필요하다”며 “반드시 비싼 선물을 해야 기뻐하는 것은 아닌 만큼 받는 사람이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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