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영·오경란 부부 8살 막내 딸 엄마 아빠 사랑담은 손글씨 뭉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만남 입양아 사회적 편견 없어야”
지난 2011년 6월 1.2㎏의 미숙아로 태어난 곽빛나양(8)은 같은해 11월, 곽재영씨(50)ㆍ오경란씨(49ㆍ여) 부부의 셋째 딸이 됐다. 큰 오빠와 16살, 작은 오빠와 13살 터울을 두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귀한 막내딸이기도 하다. 어버이날인 8일 부천의 한 교회에서 만난 ‘빛나네 가족’은 공개입양가정이다.
빛나는 이날 어버이날을 맞아 고사리손으로 가족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겼다. 카네이션이 붙어 있는 이 편지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를 시작으로 ‘양평에서 군 복무 중인 A소대 B반 작은 오빠의 동생이 썼다’고 마무리된다. 이를 읽은 빛나 부모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는 가정의 달에 한 가정이 한 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나라는 취지로 5월11일을 입양의 날로 제정했다. 그러나 ‘핏줄 중시 문화’와 입양아동에 대한 편견 등으로 인해 국내입양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빛나가 입양됐던 2011년 국내입양 아동 수는 전국 총 1천548명으로 2012년 1천125명, 2013년 686명 등을 거쳐 2016년에는 546명까지 하락 추세다.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빛나 아빠’ 곽씨는 입양을 결심했다. 두 아들과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은 ‘입양은 아름다운 동행입니다’는 멘트가 새식구를 맞이하게 된 계기가 됐다. 곽씨는 “결혼 전부터 입양에 관심이 있었지만 섣불리 얘기를 못 하다가 아내도 입양에 뜻이 있다는 걸 알고 빛나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빛나는 입양아라서 특별하거나 특수한 아이가 아니고 빛나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딸”이라고 말했다.
입양과 관련한 활동을 꾸준히 해온 곽씨는 현재 입양가정모임인 ‘홀트한사랑회’(회원 4천800여 명) 회장을 맡고 있다. ‘빛나 엄마’도 같은 모임에서 부천지역 대표로 활동 중이다. 부부는 “까다로운 입양절차를 마치는데 평균 13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입양아동은 ‘우리 집에 같이 사는 우리 아이’지만 법적으론 ‘우리 가족’이 아니다. 빛나도 그 점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입양가정들이 서로 고충을 함께 나누고, 마음을 교류ㆍ공유할 때 참 행복하다. 이럴 때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강조했다.
또래보다 큰 키에 몸무게도 20㎏쯤 된 빛나의 꿈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되는 것이다. 활발하고 통통 튀는 성격의 빛나를 볼 때면 부부는 “마냥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단 “입양아의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는 약속은 꼭 실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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