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국무 또 방북 “평화 위해 北과 협력 원해”

비핵화 접근법엔 온도차 여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 북한을 40여 일 만에 방문해 북미 정상회담 일정·장소·의제 문제 등을 조율했다. 이는 현지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를 풀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에 도착해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동 등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관련 주요 사항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나 “(북한이) 그동안 적국이었지만 이제는 평화를 위해 북한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매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측이 바로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협력할 것을 똑같이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치워버리며,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행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전격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가 선택됐다. 시간과 날짜, 모든 게 선택됐다”며 “매우 큰 성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폼페이오 장관이 귀국길에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인 김동철·김상덕·김학송 씨를 데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된 것이다.

 

이 같은 청신호에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접근법에서는 여전히 북미 간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행 전용기에서 북측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우리는 잘게 세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일괄타결 전략을 고수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도 해당 기내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존의 점진적·단계적 접근은 평화 확보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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