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까지 덮친 발암물질 ‘라돈’ 공포

교육부, 학교 실내공기질 측정 전국 408개 초·중·고 기준치초과
당국은 사후 대책·관리 미온적 학부모 불안 “전수조사 나서야”

도내 병설유치원 4곳에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Radon) 농도가 권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의 ‘2017년 학교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8개 초·중·고교의 실내 라돈 농도가 권고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도내의 경우 수원을 비롯한 용인, 여주, 이천 등에 소재한 4곳의 병설유치원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인 백봉초교 병설유치원의 경우 라돈 수치가 832.68베크렐(Bq/㎥)로, 환경부 학교 실내 라돈 기준치 148베크렐(Bq)/㎥를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 해당 유치원은 뒤늦게 부랴부랴 지역교육지원청에 공기순환기 구입 예산을 신청하는 등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방에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여주 송삼초 병설유치원의 경우 244베크렐(Bq)/㎥, 수원 매탄초 병설유치원 189베크렐(Bq)/㎥, 이천 도지초 병설유치원 155베크렐(Bq)/㎥ 등 각각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사후 대책 및 관리 등은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게다가 도교육청의 경우 해당 병설유치원 현장 및 실태조사도 하지 않고 유선상으로만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형식적으로 확인만 하는 등 대책은커녕 사실상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도교육청 또는 지역교육청 자체적으로 라돈 농도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원에 사는 학부모 A씨(45ㆍ여)는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폐암 발병의 주요 원인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 일선 학교에선 라돈의 위험성과 관리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는 전무한 것 같다”며 “아이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만큼 유치원을 비롯한 어린이집, 초ㆍ중ㆍ고교 전수조사와 정확한 측정 관리 방법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교육부가 2016년 9월1일 개정된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지난해 사실상 최초로 전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라돈 점검에 실시한 것으로, 도내 4곳의 병설유치원은 초등학교 교실 점검 당시 대표값으로 나온 수치”라며 “이 같은 높은 수치는 실내공기질 측정 당시 계절적 요인과 환기여부 등의 영향을 받아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있어 현재 공공청정기 가동, 수시 환기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현숙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