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여파…접경지 부동산 경매 고가낙찰 잇따라

▲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 수준이다. 땅 주인들은 호가를 2배 이상 부르거나 땅을 팔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꿔 줄줄이 계약이 보류되고 있다. 사진은 파주 접경지역의 한 마을. 연합뉴스
▲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 수준이다. 땅 주인들은 호가를 2배 이상 부르거나 땅을 팔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꿔 줄줄이 계약이 보류되고 있다. 사진은 파주 접경지역의 한 마을.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성공개최에 이어 내달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경기북부 접경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고가낙출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일 입찰한 연천군 왕징면의 한 임야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7천868만 5천 원)의 124%(9천770만 원)에 고가 낙찰됐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임야로 여러 기(基)의 분묘가 있어 평소 같으면 수차례 유찰됐을 토지에 9명이 경쟁이 붙으면서 유찰 한 번 없이 주인을 찾았다.

 

또 지난 8일에 입찰한 연천군 왕징면의 민통선 일대 잡종지는 10명이 공동소유 형태로 감정가(3억 1천830만 7천700원)의 119%인 3억 8천10만 원에 낙찰받았다. 이 물건은 앞서 지난달 초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보다 30% 낮은 2억 2천281만 5천 원에서 입찰이 진행됐는데 최종 낙찰가는 최저 매각가는 물론 감정가를 웃돌았다.

 

파주시 등지의 부동산도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9일 입찰한 파주시 월롱면의 논(답)도 감정가(1천759만 3천 원)의 105%인 1천845만 2천5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파주시 와동동의 한 아파트는 앞서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의 70%인 2억 6천250만 원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8일 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총 13명이 경쟁을 벌여 감정가의 99%인 3억 4천710만 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 경매 물건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유망 물건의 입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민통선 내 토지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는 잘 팔리지 않던 것들인데 최근 관계가 급호전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추진되면서 개발이 어려운 땅까지 고가에 낙찰되고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과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차익 또는 보상 등을 노린 투자 목적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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