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시민들 지지 확인 못해… 나의 오만과 착각”
보수진영 고승의·최순자 싸움 격화로 도성훈, 사실상 유리
오는 6월 13일 치러질 인천시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박융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이 후보직을 돌연 사퇴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6·13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시민들과 학부모 부름이 있다고 판단해 8년 남은 공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결심했지만, 두 달동안 확인한 결과는 나의 ‘오만과 착각이었다’는 것”이라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교육감이라는 자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교육과 아이들에게만 전념하겠다고 말해왔는데 인천에서 더이상 할 것도, 머무를 명분도 없다는 최종적 결론에 이르렀다”며 “인천시민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다”고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이후 본보에 “가족회의를 통해 여기서 멈추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14일 중으로 예비후보 사퇴신청을 하고 빠르게 사무실을 정리한 뒤 인천을 떠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치논리를 배제한 중도 성향의 박 전 부교육감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다시금 진보 대 보수, 진영논리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일단 일말의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있는 쪽은 고승의 예비후보와 최순자 예비후보의 보수진영이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득표율 40%도 되지 않는 진보진영에 교육감 자리를 내줘야했던 만큼 단일화가 필요하다는데는 두 사람 모두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이미 두 사람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당초 둘로 나뉘어 후보를 준비하다 단일화 추진 통합위원회를 구성,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했지만 일부 구성원들이 고 후보를 단일후보로 발표했다 번복하면서 다시 둘로 나뉘게 됐다. 이후 극적으로 두 후보간 단일화 방식에 대한 제안서를 주고받으며 물밑협상에 돌입했지만 경선규칙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고소·고발을 검토하는등 극한 감정에 휘말려 내부 구성원들 마저 둘로 나눠졌다.
이처럼 보수진영 후보들의 싸움이 격화하면서 사실상 유리해진 쪽은 도성훈 예비후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도 예비후보는 진보진영 단일화 과정을 통해 선출돼 지지기반이 굳건하고,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만큼 조직력도 상당하다. 이 이 때문에 도 후보가 별다른 문제없이 지금처럼 선거에 매진하고, 보수진영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이번에도 유리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인천지역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는 다른 지방선거에 비해 시민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아주 떨어지는 편”이라며 “지지율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결국 지지기반 싸움이 될 확률이 높은데, 분열된 쪽보다는 단일후보 쪽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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