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기지사 예비후보들 ‘나의 은사님’] 인생의 참스승… 이재명 ‘약자 배려’·남경필 ‘화합정신’ 배웠다

李 “성남 성일학원 원장선생님, 일·공부 병행 든든한 뒷받침”
南 “온화·청렴했던 고3 담임 선생님… 지금의 연정정신 바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14일 선거 공보물 촬영 중 어린이의 헬멧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이재명 선거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14일 선거 공보물 촬영 중 어린이의 헬멧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이재명 선거캠프 제공
경기도지사 선거 맞수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자유한국당 남경필 예비후보가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학창시절 은사를 회상, 관심이 쏠린다. 이 예비후보는 스승으로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남 예비후보는 연정을 위한 화합의 정신을 각각 배웠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가난했던 시절 무료로 검정고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준 김창구 성남 성일학원 원장선생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꼽았다. 

이 예비후보는 ‘소년공’ 시절 ‘관리자가 되면 매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입시 단과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 예비후보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선생님의 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돈이 없어서 더 다닐 수 없다고 하자, 김 선생님은 서슴없이 무료로 다니라고 했다”며 “입시생으로 돈을 버는 사설학원이었지만 김 선생님은 처음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 교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 선생님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김 선생님을 통해 진짜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을 느꼈다. 그는 나를 인정해줬고 감싸줬고, 배고픈 걸 걱정해줬고, 영어와 수학 공부를 가르쳐줬고, 무엇보다 삶이란 사랑이라는 걸 일깨워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에 다닐 때도 옛 시청 앞에 있던 학원으로 김 선생님을 만나러 가곤 했다”면서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찾아갔을 때 나의 은사는 제자를 안더니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는 스승의 품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고작 공짜 학원 수강에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그건 학원비가 없어서 공부할 수 없는 검정고시생 처지를 모르는 까닭”이라며 “그는 내 성장기에 유일한 은사였다”고 반추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14일 성남 중앙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길을 위해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남경필 선거캠프 제공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14일 성남 중앙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길을 위해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남경필 선거캠프 제공
남 예비후보도 경복고 3학년 시절 담임 선생님을 떠올린 뒤 “온화한 선생님을 통해 화합과 연정의 정신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과거 내가 학창시절에는 지금과 다른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하루 30대 맞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그러나 (고3 담임) 선생님은 유독 온화한 성품을 가지셨다.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올바른 길로 안내하려 애쓰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촌지를 받는 선생님이 흔했지만, 선생님은 검소하고 겸손했다”며 “늘 양복 한 벌만 입으며 ‘단벌신사’로 불리는 은사를 위해 친구들과 졸업식 때 선생님의 양복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 예비후보는 어린 시절 유독 따뜻하고 청렴한 선생님을 보며 ‘연정’으로 대표되는 그의 화합 정신이 꿈틀거렸다고 설명했다. 남 예비후보는 이후 국회의원 5선과 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 문턱까지 넘나들며 잠룡으로 성장했다. 어느덧 쉰 살을 넘은 남 예비후보는 여전히 고3 때의 담임선생님을 꾸준히 찾아뵙고 있다. 국회의원 당선 등 정치적 고비를 넘어설 때마다 담임선생님은 격려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남 예비후보는 “최근에 친구들과 선생님을 찾았을 때도 이야기의 주제는 당시 선생님의 바지 밑단이었다”며 “매일 같은 바지를 입으셔서 점점 짧아진 선생님의 바지와 온화한 미소를 떠올리며 정치인 남경필은 오늘도 많은 것을 깨우친다”고 밝혔다.

송우일·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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