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후보의 딸은 지난 14일 원 후보 공식 페이스북에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아빠 몰래 글을 올립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짜고 치는 연기였다, 맞고도 왜 가만히 있냐는 분들 제가 똑같이 해드릴까요? 혹시라도 찔렸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적었다.
그는 "가해자분도 가족 있을실테고 귀한 아들 딸 분들 다 있으실텐데, 왜 저희 가족 생각은 안 하셨는지 정말 화가 난다"며 "저는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실컷 욕을 하셔도 좋다. 반대표를 던지시고 비방하고 무슨 짓을 하셔도 좋다. 그건 진짜 상관이 없다"며 "제가 부탁드리는 것 하나는 제발 몸만 건드리지 말아달라. 때리지 말아달라. 아까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빠(원희룡 후보)가 호상을 당해야 할텐데라는 생각이었다.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원희룡 딸이 올린 글은 삭제된 상태다.
원희룡 후보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2공항 토론회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많이 놀라셨으리라 생각한다. 다행히 저는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하실 만큼은 아니다"라며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쾌유를 기원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날 원 후보는 제주시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제2 공항' 관련 토론회 중 가해자 김씨에게 달걀 세례를 당하고 얼굴을 맞았다.
뒤이어 흉기로 자해한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원 후보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해 제주시의 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원 후보는 "제 2공항' 문제는 도민의 숙원 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된다.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받아 들이는 계기를 삼고자 한다"며 "이번 일이 '제 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 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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