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3~25일 예정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와 관련해 남측 취재진 명단 접수를 거부한 가운데, 북한 대외선전 매체가 폐기 행사에 대해 ‘중대한 조치’라고 라고 의미를 강조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 매체는 20일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12일 발표한 북한 핵 실험장 폐기 행사 관련 외무성 공보를 재 언급했다.
매체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 공화국이 주동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우리 공화국의 주동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지와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남조선에서도 ‘비핵화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 ‘북미회담을 앞두고 관계개선을 위한 신뢰 쌓기’ 등으로 환영의 목소리들이 높아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하지만 그와는 반면에 유독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패거리들만은 ‘핵실험장 폐기쇼’니 뭐니 하고 악담질을 해대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세의 흐름에 역행해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남측 취재진은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취재진들은 원자력 병원에서 사전검사 등을 받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진의 출국과 관련, “일단 방북을 준비하는 차원”이라면서 “북한과 판문점 채널이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있으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원산과 길주를 잇는 철로를 보수하고 열차 시험운행을 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의식’ 취재를 위한 국제기자단 수송을 위해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원산과 길주를 연결하는 철로의 여러 구간을 보수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면서 “보수 작업을 마친 구간에서는 열차가 시험운행하는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원산에서 길주까지는 270여㎞의 철도가 놓여 있다. 이 구간의 철로는 건설한지 오래돼 열차 속력은 최대 시속 40여㎞에 불과하다. 열차가 최대속력으로 달려도 낡은 구간이 워낙 많아 원산에서 길주까지 7시간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해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