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남성 가치관 충돌로 갈등 증가
부부간 상호존중과 배려 가장 중요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의 부부의 날이 있다. 바로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3년 간의 연애 후 지난 3월 결혼한 박모씨(33ㆍ수원). 신혼의 달콤함을 만끽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연애 때와는 다른, 가장이 됐다는 책임감도 서서히 느껴지고 있다.
첫 부부의 날을 맞은 박 씨는 “결혼한 지 이제 100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서서히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이 느껴진다”며 “연애 때와는 달리 서로를 둘러싸고 많은 어려움이 닥치고 있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을 더욱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한 지 3년째를 맞는 이모씨(36ㆍ수원)는 최근 ‘부모’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끼고 있다. 다음 달 초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첫 아이를 맞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주 특별한 관계라 촌수를 따질 수 없어 부부는 무촌(無寸)이라 할만큼 소중한 인연인데 부부가 엄마, 아빠가 되는 것은 그보다 더 힘들고 귀한 과정인 것 같다. 세상 모든 부모님의 위대함을 깨닫고 있다”며 “그래도 하루하루 행복하다. 가족이 둘에서 셋이 되면 행복이 몇 배 더 할 것 같다”며 만삭의 아내를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부부의 날은 지난 1995년 세계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3년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다시금 가족의 근간인 부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소 원장은 “‘여성은 달나라를 가는데 남성은 달구지를 타고 간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과 남성이 부부 역할과 의식 격차, 권력을 두고 사회와 가정에서 가치관이 충돌해 해마다 부부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자로 태어나 한 가정의 아내와 어머니, 직장인 등 1인 4~5역을 맡아 고달픈 삶 속에서도 제자리를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아내에 대해 남편들이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부부의 행복지수를 결정짓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간에 상호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존중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단점과 습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그 첫 단계”라며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간 존재와 인격을 존중하는 자세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부부의날위원회가 공개한 ‘부부농사 망치는 10대 비결’로 ▲결코 인내ㆍ용서하지 않는다 ▲배우자의 언행에 대해 일절 이해ㆍ배려하지 않는다 ▲서로간에 칭찬을 멀리하며 마음대로 미워하고 저주한다 ▲일체의 애정표현이나 선물을 금한다 ▲갖가지 폭력ㆍ욕설을 일삼는다 ▲과감히 외도하되 배우자와 자녀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 않는다 ▲부부가 서로 딴 호주머니를 찬다 ▲배우자 앞에서 딴 남자ㆍ여자의 자랑을 늘어놓는다 ▲시가와 처가에 대한 험담ㆍ모략ㆍ중상을 일삼는다 ▲결혼기념일ㆍ배우자 생일ㆍ부부의날 등 관련 기념일을 무시한다 등이 제시된 가운데 부부농사가 풍년이 되길 바란다며 이와 반대로 행동하면 된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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