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입 ‘학습중심 현장실습제’ 혼란
교육청, 명확한 기준 없어 선정 지체
학생 파견전까지 완료 여부도 불투명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학습중심 현장실습’의 행정 절차가 늦어지며 교육 현장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특성화고 학생 현장실습 중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는 올해부터 모든 수업과정을 이수해야만 현장실습 파견을 허용키로 했다. 다만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업체에 한해 조기 파견을 가능토록 했는데, 선도기업 선정이 지지부진해 조기 파견이 어렵다는 것이 일선 학교의 주장이다.
22일 교육부와 도내 특성화고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9일 특성화고 학생들이 모든 정규 수업과정을 마친 뒤 현장실습을 나갈 수 있게 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안정적 정착 방안’ 세부지침을 도내 특성화고에 전달했다. 이 방안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과거처럼 3학년 1학기만 마친 뒤 현장실습에 나설 수 없게 해, 모든 수업과정을 이수해야만 파견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정부는 어려운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조기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현장실습 선도기업’과 연계된 현장실습 파견을 허용키로 했다. 이 경우 수업일수 3분의 2가 넘어가는 9월 이후부터 학생들의 현장실습 파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교육청이 승인하는 선도기업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데다, 명확한 선정 기준이 없고 심의 절차에 걸리는 시간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학생들의 현장실습 파견 전까지 정해질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선도기업 선정은 우선 각 학교가 산업재해ㆍ체불임금 등의 현장실습 여건을 고려한 1차 명단을 추려내 시ㆍ도 교육청에 전달하고 해당 교육청이 지역상공회의소 등과 심사를 진행해 최종 승인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절차가 최소한 8월 전까지는 종료돼야 선도기업을 확인해 채용 협약을 체결, 현장실습 파견 준비에 나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 소재 A 특성화고 교사는 “통상 5월께 학교와 기업 간 채용 협약을 마치고 학생들을 현장실습으로 보내려는 준비에 들어가는데, 올해는 선도기업 지정도 안 되고 있어 조기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이른 취업을 원해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학생은 선도기업 현장실습에 참여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B 특성화고 교사는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일단 기업들과 채용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 업체들이 선도기업에 지정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처럼 선도기업 지정이 늦어지면 그에 따른 현장실습 파견 준비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학습중심 현장실습 안정적 정착 방안에 대한 상세기준을 마련해 오는 6월 내 특성화고 취업담당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태병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