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에 사는 K씨는 밤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주 술에 취하는 남편이 폭언과 폭행을 수시로 벌였기 때문이다. 생활비도 챙겨주지 않는 남편이 죽도록 미웠던 K씨는 딸과 아들만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나 최근 남편은 지적장애를 가진 딸까지 폭행했고, K씨의 생각은 바뀌었다. K씨는 어렵게 이혼을 결심했지만, 협의 이혼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근심에 빠졌다. 눈을 씻고 봐도 변호사 1명을 찾을 수 없는 양평의 시골마을에서 법률 상담을 받기는 어려웠다.
지난달 30일 K씨에게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경기도가 양평군 양서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무료법률 상담실을 진행한 것이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도의 법률상담팀이 K씨를 도왔다. K씨는 현재 도의 지원으로 이혼 청구와 함께 미성년자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도는 이처럼 변호사가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무료법률 상담실’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도내 개업 변호사 수는 2천여 명이지만, 대부분 도시 위주로 편중됐다. 특히 동두천시, 연천군, 가평군 등은 변호사 사무실이 1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는 지난달 양평군을 시작으로, 매월 1회씩 지역을 순회하며 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부동산, 토지, 상속, 이혼, 가정폭력 등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법률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외에도 법적 지원이 필요하면 무료소송까지 지원한다.
한편 도는 현재 311명의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공인중개사 등이 법률상담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도내 저소득 취약계층 등을 위해 무료소송 및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만2천여 건의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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