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종교에 빠져 부모의 자살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딸과 교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특히 이 부부가 자살을 결심하게 만든 교주는 중형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영환 부장판사)는 8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44·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자살교사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 이단계열 종교단체 교주 B씨(64·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1일 가평군에서 아버지 C씨(83)와 어머니 D씨(77)를 승합차에 태운 뒤 북한강의 한 다리 아래 내려주는 등 자살하도록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의 아버지는 다음날인 12일, 어머니는 4개월 뒤인 지난 3월 24일 각각 북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주 B씨는 이들 부부의 자살을 유도한 혐의로 역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서 B씨는 C씨에게 ‘더러운 붉은 용’, D씨에게 ‘붉은 용을 따르는 저승사자’라고 부르며 “용이 씌었으니 회개하고 하나님 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입,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교인들도 C씨가 말을 하면 “더러운 붉은 용아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등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종교에서 용은 ‘마귀’나 ‘사탄’ 등을 의미한다.
특히 이들 부부가 고령인 데다 아들의 가출 등으로 힘들어하면서 “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B씨는 “하나님에게 가서 응답을 받아라”고 사실상 자살을 교사했다.
딸 A씨 역시 종교에 빠져 부모의 자살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부모가 북한강에 간 사실을 모른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부모를 차에 태우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 말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부모가 자살할 것을 알고 물가로 데려가는 등 자살을 도와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 B씨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어 부부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지배권이 있었다”며 “평소 자살을 생각하고 있던 부부가 최종적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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