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지역정가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진영 후보들이 서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날 선 공방을 펼치면서 정작 시민이 알아야 할 정책은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다.
최순자 후보는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운동에 도움을 준 지인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의 고승의 후보 부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검은돈을 뿌린 고 후보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고 후보는 인하대 총장 당시 학교발전기금을 부실채권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입힌 의혹으로 해고된 최 후보를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고 후보는 반박 성명에서 “최 후보는 총장 재임 3년간 280억원의 대학재정 적자를 낸 인하대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총장”이라며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기 전에 조용히 사퇴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는 진행 중인 사건을 확정된 사실인 양 호도하면서 고 후보를 비방하고 사퇴를 운운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양측의 공방전이 심화되자 도성훈 후보 측은 “원조보수와 청렴을 주장하는 최 후보와 고 후보가 후보 사퇴를 주장하며 욕설에 가까운 말들을 주고 받는 등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이는 것은 인천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리다툼에만 혈안이 된 추태”라며 “이들 두 후보는 꼴불견 이전투구를 당장 중단하고 정책선거 마당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또다시 자신을 지지하는 좋은교육감후보단일화통합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일부 보수단체들과 성명을 내고 “부인이 검찰에 고발되고 자신은 수사 의뢰된 상황에서 청렴을 입에 담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보수추대후보라는 표현을 쓰는데, 보수는 부패한 후보를 추대한 적이 절대 없으니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 교육계 한 관계자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설전을 벌이고, 여기에 진보진영 후보까지 합세하면서 정작 교육가족들이 알아야 할 정책을 설명할 시간은 사라져버렸다”며 “선관위에 모여 정책선거를 다짐한 후보들이 이런 행태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인천 교육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라고 했다.
중학교 아들과 함께 남동구에 거주 중인 학부모 A씨(41)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싸움이 더 깊어지는 것 같은데, 누구를 뽑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뽑고 싶은 사람도 없다”며 “서로 다툴 시간에 아이들을 위한 정책 고민을 먼저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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