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비방전… 유권자 정치혐오 피로감
사전투표율 17개 광역단체 중 15위… 실망감 반영
6ㆍ13 지방선거에 나서는 경기지역 후보들이 연일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면서 선거 기피 현상에 따른 ‘투표율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호비방과 흑색선전 등 흠집내기로 치닫고 있다. 상대 후보를 향해 의혹을 제기하거나 약점을 들춰내는 네거티브 전략이 선거 막바지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비방전은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가장 도드라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 ‘형수 욕설 파일’ 등을 거론하며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 역시 TV토론회 등을 통해 ‘여배우 스캔들’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법적 대응을 거론하는 한편 남 후보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안산 등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 후보 간 비방전이 연일 계속되면서 자칫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에서의 네거티브 전략이 지지층 결집에 일부 효과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해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물론 다수의 유권자에게 정치혐오 등 선거 피로감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보들이 정책선거는커녕 민망하기 짝이 없는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다수의 유권자들이 단순 지지이탈이 아닌 투표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앞서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경기도의 투표율이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이는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며 “타 지역에 비해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되면서 정치 혐오 등으로 인해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나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일과 9일 실시된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경기도는 17.47%의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 17개 시ㆍ도 중 15위에 그쳤다.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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