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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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판단은 현미경인가 망원경인가.

 

우리는 13일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몇을 뽑는 선거를 치렀다. 온 국민이 뭔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했다. 올바른 눈을 가져야 바른 판단을 하고 바른 세계관을 갖게 된다.

 

성서에는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몸이 밝을 것이요 눈이 나쁘면 온몸이 어두울 것이니…”마태복음 6장 22~23절에 판단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사람의 평균 시력은 1.5 정도다. 이 시력으로 아주 작은 것이나 아주 큰 것을 볼 수 없다. 이것은 창조주의 피조물에 대한 세밀한 배려의 결과다. 우리는 육안으로 안 보이면 명왕성 너머에 뭔가가 있는지 모른다가 아니고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만일 사람의 눈이 현미경이라면 세균공포증으로, 망원경이라면 바로 앞을 보지 못해서 항상 넘어질 것이다.

 

광학혁명 덕분에 망원경과 현미경이 발명되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태양계 바깥까지 볼 수 있게 되었고 세포와 바이러스, 백신 영구까지 앞당기게 되었다. 인류는 렌즈를 이용해 우주를 보았고 분자를 보았고 우주의 극대점과 인체의 극소점을 모두 확인했다.

 

현미경은 네덜란드의 안경사 얀센이 1590년 어느 날 렌즈 두 개가 겹쳐진 상태에서 밑에 있던 글자가 커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두 개의 볼록렌즈로 만든 최초의 현미경은 사물을 10배까지 확대해 보였고, 물 한 방울 속에도 무수한 미생물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망원경도 네덜란드의 안경사가 현미경보다 18년 뒤에 발명했고 2년 뒤 갈릴레이가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조합한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찰했다.

 

1990년에 지구 밖에서 별을 관측하는 허블망원경이 우주로 떠났고 2009년 태양계 외부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 케플러, 테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장도에 오른다. 볼록렌즈만을 활용한 케플러식 망원경과 렌즈 대신 거울을 사용한 뉴턴식 반사망원경이 잇달아 등장했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인 렌즈를 생각하며 ‘곤충의 눈’으로 발밑을 보고 ‘새의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라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을 현미경으로 보면 다 힘들게 사는 것 같고 망원경으로 보면 다 잘 사는 것 같아 보인다.

 

존 맥스웰은 “남을 판단할 때는 그의 ‘행동’을 기준으로 삼으며, 그 기준이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반면에 자신을 판단할 때는 ‘의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가 잘못을 범하더라도 우리 의도가 훌륭했다면 쉽게 용서한다. 따라서 우리는 변화를 요구받을 때까지 실수와 용서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 4~5절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는 말씀이 있다.

 

자신에 대하여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타인에게는 관용의 잣대를 적용하는 사람이 진정한 인격자다.

 

이세봉 목사·한국소년보호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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