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시 저숙련 노동자와 여성 근로자의 실업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저임금, 자동화 그리고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자동화를 가속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군에 여성이 많이 분포해 있어 여성 근로자에게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 분석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동화에 민감한 직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이 0.71%p 감소하는 등 자동화 때문에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화 가능 직종 중 고용비중이 높은 산업은 목재·나무제품 제조업(가구 제외), 인쇄·기록매체 복제업, 식료품 제조업, 담배 제조업 등이다.
이와 함께 성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이 여성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최저임금 인상 시 자동화에 민감한 직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이 11.15%p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자동화에 민감한 직업군에 여성이 많이 분포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원은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계획은 점차 하락하는 경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배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말미암은 비효율적 자동화는 끝내 사회적 후생을 후퇴시킨다”며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자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과 같은 보조금 정책도 자동화를 한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에 불과하다. 차라리 저숙련 노동자의 직종 전환을 쉽게 만드는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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