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기업집단의 계열사 가운데 경영부실로 자본금이 순 자산보다 더 많은 ‘좀비기업’이 160곳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재벌닷컴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 원 이상 60대 기업집단 소속 2천83개 계열사의 지난해 회계연도 별도기준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가 전체의 7.8%인 162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GM 그룹은 전체 2개 계열사 중 1곳(한국GM)이 자본잠식 상태로 ‘좀비’ 계열사 비중이 무려 50%나 됐다. 한국GM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6조 3천926억 원인데 비해 부채총액은 7조 5천441억 원에 달했다. 특히 작년에는 8천542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넷마블 그룹은 26개 계열사 중 화이버텍, 체리벅스, 넷마블블루 등 8개 사(30.8%)가 자본잠식 상태였다. 효성 그룹은 전체 52개 계열사 중 세빛섬ㆍ공덕경우개발 등 11곳(21.2%), 부영 그룹은 24개 사 중 부영씨씨ㆍ남양개발 등 5곳(20.8%)이 각각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다.
이 밖에 SM 그룹(65개 중 13개 사)과 이랜드(30개 중 6개 사)ㆍ동국제강(10개 중 2개 사)ㆍ대우조선해양(5개 중 1개 사) 그룹도 각각 계열사의 20.0%가 자본잠식 상태였다. 카카오 그룹은 전체 72개 계열사 중 14곳(19.4%)이 자산보다 부채 규모가 커 60대 기업집단 중 ‘좀비’ 계열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중에선 롯데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의 계열사가 9개(전체 107개)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LG그룹(5개), 현대차그룹(4개), 농협그룹(3개), 포스코ㆍSKㆍGS그룹(각 2개), 삼성그룹(1개) 등 순이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LS, 현대백화점, 셀트리온, 한솔 등 14개 그룹은 자본잠식 상태의 계열사가 하나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에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의 비율이 적어보이나 전체 숫자가 162곳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낙관적이지 않다”며 “각 그룹별로 계열사의 경영쇄신을 통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헤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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