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꼬리무는 범죄 ‘초비상’
노인 피해 옛말… 20·30대도 당해
돈 송금 요구 하면 ‘전화금융사기
경찰의 계속된 단속에도 인천지역에서 사법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피해금액도 많게는 수 천만 원에 이르고, 피해자들 또한 젊은층에서부터 초고령자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19일 인천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보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3시께 검사를 사칭해 A씨(31·여)에게 특정계좌로 3천만원을 입금토록 한 후 돈을 인출하려던 한 남성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여성은 돈을 송금한 직후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에서 입금된 돈을 인출하려던 범인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가 송금했던 피해금액은 전액 회수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25분께 인천 강화에선 말레이시아 남성 B씨(27)가 서울 양재농협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현금 850만원을 물품보관소에 두게 한 후 꺼내가려던 것을 경찰이 현장에서 잠복해 검거했다.
B씨는 피해 남성에게 “신분이 도용돼 사이버수사대에 연결시켜주겠다”고 한 뒤 “인적사항이 노출돼 통장에 있는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인출해서 무인 택배함에 넣어놔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날 인천남구에선 대검찰청을 사칭해 C씨(63)에게 “대포통장이 거래됐으니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큰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600만원씩 2번에 걸쳐 1천200만원을 송금토록 한 사건도 발생했다. 범인은 아직 검거되지 않고 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인천지역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피해액이 128억원으로 전년(77억원)보다 66.1%(51억원) 증가했다.
보이스피싱에 쓰이던 앞 번호도 070이던 것이 최근에는 02 또는 010이 사용되기도 한다. 휴대폰 화면에 번호와 함께 ‘금융감독원 콜센터’라는 메시지가 뜨도록 해 속이는 사례도 신고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어떤 수사기관에서도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검찰이나 경찰 또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범죄에 연루됐다고 돈을 송금하라고 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준구·윤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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