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당계 정당에 경기도 출신 대표 시절은 올 수 없나. 민주당이 오는 8월25일 전당대회를 연다. 추미애 현 대표를 이을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행사다. 차기 당 대표는 집권 여당의 당 대표라는 점 외에, 차기 총선을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좌우할 중반기 국정 파트너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지는 경기도민만의 관심이 있다. 바로 민주당의 정치 변방, 경기 지역에서 대표가 나올 수 있느냐다.
그만큼 당 대표에 관한 한 민주당과 경기도는 인연이 없다. 통합 이전 정당인 새정치국민연합이 창당한 것은 2014년 3월이다. 그 후 3기에 걸쳐 당 지도부가 구성됐다. 1기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2기 문재인 대표, 3기 추미애 대표다. 김 전 대표는 일본 출생, 안 전 대표는 부산 출생, 문 전 대표도 부산 출생, 추 현 대표는 대구 출생이다. 김 전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경상도다.
민주당의 정당 역사를 과거로 끌어올려도 마찬가지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 6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민주당계의 뿌리를 1955년 창당됐던 민주당으로 규정해서다. 그렇게 보더라도 경기도의 민주당계 당 대표 역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도로 오갔지만 경기도에는 차례가 오지 않았다. 경기도가 한국 경제 발전을 견인했던 시대다. 하지만 정당 대표, 특히 민주당계 대표역사에서는 변방이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3김 정치 시대는 벌써 끝났다. 영호남의 분할 정치도 그 색이 바랬다. 그럼에도, 경기도가 계속 정당의 변방으로 남는다는 건 생각해 볼 일이다. 경기도 정치의 내부 문제일 수 있다. 거대 표밭을 두고도 찾아 먹지 못했다는 얘기다. 선택된 주자를 한 번도 대표 선거에 출마시키지 못했다. 독자적으로 출마한 몇몇 정치인이 있었을 뿐이다. 기대도 안 한 도전이니 결실이 있을 리 있겠나. 근처도 못 가보고 떨어졌다.
오는 8월에는 어떨까. 일단 과거보다는 꿈틀거림이 넓어 보인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다수 거론된다. 김진표(수원무), 이종걸(안양 만안), 전해철(안산 상록), 김두관(김포갑)의원이 자타천으로 거론된다. 최고 경제 전문가, 당내 비주류 주자, 대통령 측근, 노무현 측근 등 저마다 만만치 않은 이력을 지녔다. 적어도 도민 눈에는 누가 당대표에 오르더라도 부족할 게 없어 보인다. 경기도 당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듯싶다.
그래서 우리가 권하고 싶은 게 있다. 경기도 후보군 간의 공개적인 경쟁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나. 경기도민 앞에서 토론하고, 경기도민에게서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를 본 경기도민이 지지를 모아주고, 이를 바탕으로 대의원ㆍ당원들이 표를 얹어주는 것이다. 귀찮은 절차라 외면할 게 아니라 도민의 뜻 모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후보군 간의 대화와 타협을 기대해 본다. 아직 시간은 많다. ‘경기 출신 당대표’에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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