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업기술원 ‘인삼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인삼뿌리썩음병의 주요 원인균은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Cylindrocarpon destructans), 푸사리움 솔라니(Fusarium solani)다. 라만(Rahman)과 펀자(Punja)의 2005년 연구보고에 따르면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에 의해 인삼뿌리썩음병을 유발되는 병원균 밀도는 102cfu/g이며, 101cfu/g 이하에서는 상처를 준 인삼에서만 인삼뿌리썩음병이 발병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할 때 인삼 예정지 선정단계에서 재배적지를 농가에 추천하려고 해도 병원균 밀도를 진단할 방법이 없어 대농민 서비스를 할 수 없었다.
인삼 농가의 숙원인 인삼뿌리썩음병 발병 해소를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에서는 예정지 대상 밭 토양의 인삼뿌리썩음병 밀도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코젠바이오텍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토양에서 직접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와 푸사리움 솔라니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고, 지난해 4월 특허출원하고서 ㈜코젠바이오텍에 지난해 12월18일 기술 이전했다.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밀도진단 기술개선
기존에 개발된 토양에서의 정량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이용한 뿌리썩음병 검출 방법은 발병조직이나 배양한 균의 밀도를 정량할 때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를 토양에 적용할 때는 점토나 유기물 함량 차이에 따른 변이가 커서 실용화 단계를 위해 정밀도와 재현성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토양으로부터 병원균을 효율적으로 분리하고자 토양에서 병원균의 DNA를 추출할 수 있는 분리키트와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 및 푸사리움 솔라니를 진단할 수 있는 특이적인 마커를 개발했다.
토양에서 DNA 추출과정 중 라이시스(lysis, 세포의 용해) 단계에서 물리적인 방법인 ‘비드-비팅’(bead-beating)과 화학적인 방법인 도데실황산나트륨(SDS, Sodium Dodecyl Sulfate)을 동시에 적용해 세포 용해(cell lysis) 효율을 극대화했다.
지금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 검사는 타깃 유전자 ITS(Internal Transcribed Spacer)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그린 리얼-타임 PCR’(SYBR green Real-time PCR) 기법이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ITS 유전자는 종간 특이도는 높지만 종내 특이도가 낮아 진단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와 ㈜코젠바이오텍은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개발한 인삼뿌리썩음병 진단 키트는 원인균의 종간 특이도 및 종내 특이도를 높여 제작된 특이 프라이머와 프로브를 이용한 ‘리얼-타임 PCR’(Real-time PCR) 검사법을 개발했다.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발병밀도 검정
인삼뿌리썩음병의 발병 밀도를 검정하고자 배양된 병원균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103cfu/g~10-1cfu/g)와 푸사리움 솔라니(104cfu/g~10-1cfu/g)의 밀도에 맞도록 토양을 조제해 묘삼을 이식, 60일 후에 뿌리썩음병 발병률을 조사했다.
인삼뿌리썩음병 발병밀도를 밝히고자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와 푸사리움 솔라니를 두 병원균 모두 귀리 배지에 접종해 배양했다. 배양한 병원균의 밀도는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는 105cfu/g이었고, 푸사리움 솔라니는 106cfu/g이었다. 이 배지를 이용해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는 104cfu/g~10-1cfu/g의 오염토양을 조제했고, 푸사리움 솔라니도 같은 방법으로 오염토양을 조제했다.
그 후 밀도 구배된 오염토양에 묘삼을 이식한 후 60일에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병원균에 오염된 밀도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았다.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의 발병은 102cfu/g에서 시작됐다. 푸사리움 솔라니는 오염밀도 간에 발병률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인삼뿌리썩음병 발병의 주 원인균은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푸사리움 솔라니는 오염밀도 간에 차이가 없어 직접적으로 인삼뿌리썩음병을 발병시키는 병원균이라기보다 부생성균으로 판단됐다.
■인삼밭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밀도 진단
실제 인삼 재배적지 진단을 위해 인삼밭 토양 내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의 밀도와 인삼뿌리썩음병 발병률과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연천ㆍ파주지역의 농가 인삼재배지에서 200점의 토양을 채취해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밀도를 검정했다.
이 결과 분석 토양시료 중 32필지(16%)의 토양시료에서 인삼뿌리썩음병원균인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가 검출됐다. 발병주율은 초작지에서는 밭 35.5%, 논 34.3%이고 재작지에서는 밭 64.1%, 논 65.6%로 조사됐다.
초작지가 재작지보다 인삼뿌리썩음병 발병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초작지보다 재작지에서 인삼뿌리썩음병의 발병이 높았는데, 이는 실린드로카폰 데스트럭탄스의 밀도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한 인삼뿌리썩음병이 발병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인삼뿌리썩음병의 발병요인에 대해 보다 세심한 분석이 요구된다.
■향후 활용계획
위의 연구결과를 살펴볼 때 인삼뿌리썩음병 발병은 인삼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 이외에도 토양의 이화학성, 토양 내 미소해충의 밀도, 예정지 관리방법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앞으로 토양 내 인삼뿌리썩음병의 밀도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그 외의 발병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득자원연구소에서는 경기인삼의 안정생산기반을 확보를 통한 ‘경기 인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년 정도 인삼 주 재배지의 토양분석으로 재현성과 정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2020년 인삼 재배적지 진단 대농민서비스를 위한 ‘인삼재배적지 진단센터’ 설립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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