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차 해고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28일 숨진 해고자의 장례식장 앞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7시께 평택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린 쌍용차 해고자 A씨(48)의 추모식에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조합원들과 조문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자”, “해고는 살인이다” 등의 구호와 추모사를 낭독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다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또 다시 일어났다.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끝내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라며 “(고인은) 이행되지 않는 해고자 대책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은 우리는 다시 힘을 내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7일 오후 3시50분께 평택 독곡동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다. A씨는 지난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30번째 사망자로, 해고 후 복직되지 못한 120명 중 한 명이었다. 재취업이 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됐고 생활고를 겪다 최근에는 낮에 공사장 일을, 밤에는 운전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A씨를 포함한 쌍용차 해고자들은 정리해고 6년 만인 지난 2015년 12월 해고자 복직 등 ‘4대 의제’를 놓고 회사와 합의하면서 복직을 기대했으나 3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합의안은 신차 출시 등 신규인력 채용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해고자 3ㆍ희망퇴직자 3ㆍ신규인력 4의 비율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복직된 해고자는 45명뿐으로, A씨를 비롯한 120명이 복직되지 못한 상태다.
김정욱 노조 사무국장은 “유족들과 상의해 고인이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했던 쌍용차 정문 앞에서 노제를 지내기로 했다”며 “복직 합의를 지키지 않으며 해고자들을 ‘희망 고문’한 사측은 고인께 사과하고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 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