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꾼·제빵사 등 삶의 현장 생생하게 재구성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매경출판 刊)는 지난 2004년 <로마 공화정> 출간을 시작으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등 20여 개의 고대 로마 관련 서적을 집필한 ‘필립 마티작’의 야심작이다.
영국 출신 작가인 그는 옥스퍼드 세인트존스칼리지에서 고대 로마사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로마사 강의에 나설 정도로 국제적인 전문가다.
이번 작품에서는 고대 로마 시대에 살았던 각 계층을 대표하는 24명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著) 등 로마 관련 서적들이 국가와 역사적 흐름 등 거시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점과 대비된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나은 벌이를 위해 군중을 헤치고 좁디좁은 길을 달리던 수레꾼 비비우스 ▲효모의 발효가 선사한 마법으로 완성된 빵에 자랑스럽게 직인을 찍던 제빵사 미스트라티우스 ▲수업료 걱정에 전전긍긍하는 선생 ▲당시 최대 사교 클럽인 목욕탕의 종업원 ▲권위는 있으나 재력 앞에서는 꼭두각시가 되는 상원의원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드러내 당시 시대상을 친근하게 그려냈다.
대부분의 고대 로마 서적이 제국의 영역이 메소포타미아와 다키아 지역, 템스강부터 티그리스강에 이르는 지역에서 거대 제국의 명성을 떨치며 두려움과 존경을 사던 시절의 로마를 그려내거나, 네로나 카이사르 등 위인에 초점을 맞춘 점과 비교해 그 개성이 유독 두드러진다.
이번 작품에서 다룬 고대 로마인들의 모습은 유물과 문학작품을 비롯해 일화와 농담, 연설, 서신 등 가치 있는 자료를 싹싹 긁어모아 학자들에 의해 철저히 고증된 실제 모습이다. 하루 24시간 동안 1시간씩 24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번 서적을 통해 독자들은 고대 로마의 거시적 흐름 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값 1만7천 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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