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실내서 ‘쌩쌩’ 위험천만 사람과 충돌 다반사 부상 우려
구경만 하는 부모들 더 큰 문제 매장內 운행금지 안내방송에도
오히려 ‘킥보드족’ 늘어 속앓이 사실상 속수무책… 안전 위협
인천 연수구에 사는 주부 A씨(48)는 지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송도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4살 아이의 손을 잡고 쇼핑몰을 걷던 중 뒤에서 달려온 킥보드가 발뒤꿈치를 가격했기 때문이다.
A씨는 “아픈 것은 둘째치고 만약 내가 아닌 아이에게 달려왔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했다”며 “쇼핑몰에서 그렇게 세게 킥보드를 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남동구에 사는 B씨(36)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곳저곳 상점을 둘러보던 자신에게 먼 곳에서 한 아이가 탄 킥보드가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부딪혔다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탓에 아이에게 “안에서는 킥보드를 타지 말라”고 타일렀지만, 아이는 B씨의 말에 아랑곳없이 킥보드를 타고 유유히 매장을 휘저었다.
B씨는 “쇼핑몰에 오면서 킥보드를 가져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부모들이 왜 제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인천지역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지역 내 쇼핑몰 관계자에 따르면 송도에 있는 한 대형 매장은 킥보드를 타고 매장 안을 활보하는 아이들이 급증해 별도 안내방송까지 만들었다.
주기적으로 “매장 내에서는 킥보드를 타지 말아달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가 멀다 하고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시간당 몇 차례 실내나 이동 시 킥보드를 타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가 타고 있다”며 “안내방송 외에도 현장에서 발견하면 요원들이 최대한 아이들이 겁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킥보드가 범죄도구가 아녀서 가지고 들어오는 것 자체를 못하게 막을 방법은 없다”며 “부모들이 쇼핑에 집중하면 그때부터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돌아다닌다”고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가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부모들이 아예 가지고 오지 않거나, 가지고 오더라도 마트 안에서는 타지 않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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