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시의회 최초의 여성 市의장 조명자 / 수원시민 기대는 ‘最初’가 아닌 ‘最高’다

여성 대통령도 있었다. 원내 정당의 여성 당대표도 셋이나 된다. 기초 의회 여성 의장은 더는 화젯거리도 아니다. 수원시의회 의장에 여성이 당선됐다고 새삼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 당사자인 조명자 의장 당선자도 스스로 이 점을 말했다. “시민들이 시의원 선거를 할 때도, 동료 의원들이 의장 투표를 할 때도 여성이어서 뽑아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는 일꾼을 택했다고 본다.” 본보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수원시는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다. 인구에서도 최대고, 예산에서도 최대다. 정치적 의미도 크다. 자치단체 정치에 맨 앞에 위치한다. 그런 수원시의회에 여성 의장 시대가 열렸다. 그 점을 주목하는 것이다. 시민에겐 처음 겪는 변화다. 여성 의장의 시의회는 어떻게 다를 것인가. 현안을 풀어가는 여성 의장의 방식은 어떨 것인가. 남성 의장들과 달라질 모습은 뭐가 있을까. 여성 의장 이전에 처음 접하는 변화에 거는 기대다.

조 당선자는 ‘정책 의회’를 화두로 던졌다. 의원들이 창의적인 안목과 전문성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책 토론회 개최와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실천 방안으로도 제시했다. 사실 기초 의회가 여전히 안고 있는 문제는 ‘자질’이다. 복잡다단한 시정을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인 의원들이 없지 않다. 의원임을 앞세워 윽박지르고, 수준 이하의 견제로 공직자들의 빈축을 사는 의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3선 의원 출신의 조 당선자가 ‘정책 의회’를 강조한 것은 그런 면에서 적절하고 기대되는 일성이다.

여성 의장이어서 갖게 되는 현실적 우려도 있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약화되지 않겠느냐는 일반적 예상이다. 하필 의회 구성이 그런 소리 듣기에 딱 좋다. 더불어민주당 25석, 자유한국당 10석, 민중당 1석, 정의당 1석이다. 집행부 수장인 수원시장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두루뭉술한 견제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과거 한나라당이 시의회와 수원시장을 독식한 시절이 있었다. 그때 시의회에 쏟아졌던 비난이 ‘의회 무용론’이었다.

당연히 올 정치적 상황인데, 여성 의장 때문이라고 호도될 가능성이 크다. ‘여성 의장이라서 견제기능이 물러졌다’는 오해를 사기 쉬운 상황이다. 조금 과하다 싶게 견제 기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이 독식했던 민선 4기, 몸을 던져 집행부와 싸웠던 의원은 여성인 윤경선 의원이었다. 조 당선자도 그간 당찬 지역구 활동으로 정평이 있었다. ‘염태영 집행부’에 대해 강한 견제를 이어가야 한다.

시 의장은 한없는 영예다. 시민과 의회가 준 최고의 축복이다. 더구나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의 의장이다. 잘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잘해야 할 책임도 있다. 시작은 ‘최초의 여성 의장’이지만 마무리는 ‘최고의 역대 의장’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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