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딸을 납치했으니 돈을 내놓으라는 거짓 전화에 속아 수천만원을 뺏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11일 오후 12시께 “딸을 납치했으니 돈을 찾아 집 대문 앞에 두라”는 전화를 받았다.
눈 앞이 아득해진 A씨는 은행에서 수천만원을 한꺼번에 인출하려했고, 이를 본 은행직원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보이스피싱 범죄가 아니냐고 물었지만, A씨는 전세 계약금일 뿐이라며 경찰을 피했다.
보이스피싱범의 거짓말을 알지 못한 A씨는 혹시라도 신고하면 딸이 잘못될까 걱정돼 경찰 도움을 거절했다. 수차례 이어진 설득에도 A씨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결국 경찰은 현장에서 철수했다.
A씨는 집으로 가 보이스피싱범의 지시대로 수천만원을 대문 앞에 내놨다. 이들은 A씨가 현금으로 마련한 3천만원만 가져간 뒤 나머지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오라고 재차 협박했다.
이에 A씨는 다시 은행으로 향했고,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했다. 소식을 들은 경찰은 다시 출동해 A씨를 설득했다. 첫 출동보다 더 끈질긴 설득 끝에 A씨는 사실을 털어놨고, 나머지 돈을 지킬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딸을 걱정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좀 더 일찍 경찰을 믿고 이야기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현재 인근 폐쇄회로(CC)TV와 통화기록을 분석해 범인 검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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