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8천350원…현장에서는 1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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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도수산 운영하고 있는 박일 대표

 

“최저임금 8천350원이라고요. 주휴수당을 감안하면 1만 원대입니다.”

 

15일 수원 소재 횟집인 대도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일 대표는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8천350원 결정 소식에 한숨을 쉬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감당이 안 돼 가족끼리 영업하고 밤엔 건설현장에서 막노동까지 뛰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11년간 횟집을 운영해 온 박 대표는 4개월 전 종업원 2명을 모두 내보내고 가족끼리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심지어 박 대표는 오후 5시까지 일한 뒤 건설현장에 나가 밤 11시까지 일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저임금이 내년에 또 오른다는 소식을 접한 박씨는 “올해 안에 가게 문을 닫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새벽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을 확정했다. 올해 16.4% 급등한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로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주휴수당(근로자가 1주일 총 15시간 이상 일을 하면 하루 이상은 유급으로 쉴 수 있는 제도)을 고려하면 내년 현장 체감으로는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 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동네 편의점에서도 반발은 거세다. 수원시 조원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대표는 기존 4명의 아르바이트생을 2명으로 줄이고 자신의 부인과 교대 근무하면서 인건비를 아꼈다. A 대표는 “인건비 탓에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매장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데 내년에 또 오른다니 앞이 깜깜하다”며 “협회 차원에서 동맹휴업을 한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 이대로는 못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대부분 편의점이 정부 의도와는 달리 알바생 부터 줄이고 있어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곳 편의점의 한 아르바이트생은 “근로자 입장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히 좋지만, 요새 많은 편의점에서 가족끼리 운영을 하니 알바자리만 줄어들 뿐”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한 소형상점 대표도 “퇴직금, 4대 보험 등 인건비가 상당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오르고 유급수당까지 챙겨주면 가게 운영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태”라며 “가뜩이나 고용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도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영세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데 소상공인연합회에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직을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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