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액 급증에도 연체율 동반 상승 기현상… 상환 부담 경고등
1분기 은행 대출 연체율 작년比 소매업 0.12%p↑·음식점업 0.01%p↑
자영업자들의 대출 증가율과 연체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금리 상승에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대출 상환에 더욱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302조 1천억 원을 기록,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해 10.8%(29조 5천억 원)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6월(9.3%)과 비교해 1.5%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0.33%를 기록, 지난해 말과 비교해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대출잔액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출이 많이 늘어날 때는 분모인 대출잔액이 커지기 때문에 대체로 연체율이 떨어져 대출 건전성이 좋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곤 한다. 그런데 올해는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 대출이 많이 늘어나는데 금리 상승으로 대출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연체액이 더 빠르게 증가함을 의미한다.
개인사업자들이 많이 찾는 상호금융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농협이나 신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49조 원을 기록, 전년 말(44조 1천억 원) 대비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0.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 증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1분기 말 기준으로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8%를 기록, 전년 말(0.87%) 대비 0.21%포인트 올라갔다. 상호금융 역시 대출이 늘었는데 연체율도 함께 올라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점도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상승 영향을 많이 받는 소매업 자영업자나 음식점업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각각 0.45%, 0.47%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0.01%포인트 올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경기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안 좋을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 매출에 충격이 올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비용 부담도 올라가고 있어 자영업자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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