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케이스에서는 납과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 이상 검출
[서울=경기일보/민현배 기자] 18일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국가기술표준원(원장 허남용)·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 공동조사 결과,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리코더의 위생상태가 불량하고, 악기 케이스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코더와 같이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내부에 침이 고이는 등 다습한 환경이 조성돼 청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 위해 세균이 번식할 우려가 크다.
한국소비자원이 초등학생이 음악수업에 사용한 리코더 93개(구강과 직접 접촉하는 리코더 윗관(186cm²))를 대상으로 위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86개(92.5%)에서 ‘일반 세균’이 최대 2억CFU, 평균 640만CFU, 6개(6.5%)에서는 ‘대장균군’이 최대 3,600만CFU, 평균 640만CFU가 검출됐다.
‘일반 세균’과 ‘대장균군’은 위해미생물 오염정도를 판단하는 위생지표균으로 한국소비자원의 이전 조사결과와 비교해 볼 때, ‘일반 세균’은 대형할인마트 카트 손잡이(20,460CFU)보다 약 312배, ‘대장균군’은 공용기저귀교환대(20CFU)보다 약 32만 배 높아 오염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또한, 리코더 11개(11.8%)에서는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최대 19만CFU, 평균 21,000CFU가 검출됐다.
초등학생 225명을 대상으로 리코더 관리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31명(58.2%)은 사용 전후에 세척 등 위생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고, 58명(25.7%)은 불규칙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오염 가능성이 매우 컸다.
리코더와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악기류는 흐르는 물에 씻는 것만으로도 일반 세균이 98.6% 감소하고, 세제로 씻을 경우 100% 제거할 수 있는 등 초등학생도 어렵지 않게 위생관리를 할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위생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악기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라 학용품으로 분류되며, 유해물질 안전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악기 17개(리코더 6개, 멜로디언 6개, 단소 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개 제품(멜로디언 1개, 단소 1개)의 케이스에서 중추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납’이 기준치 대비 3.5배,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최대 138.7배 초과 검출됐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 학부모 등에게 리코더 등 입으로 부는 악기는 반드시 씻은 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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