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인가, 공존인가”
향후 경기도 4년의 정치 흐름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 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이재명호(號)가 먼저 화두로 제시한 ‘협치’와 관련, 도의회는 보다 확실한 협력 관계인 ‘공존’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다만 양측은 본격 ‘정치 프레임 전쟁’에 앞서 학교실내체육관 예산 집행 등 하나 된 모습을 강조하며 갈등의 씨앗을 안으로 감추었다.
도의회 의장단 및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은 18일 도지사 인수위원회와 ‘협치 공약이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재명 도지사와 접견했다.
두 자리에서 최대 현안은 협치와 공존이었다. 이 지사는 민ㆍ관ㆍ정이 하나부터 열까지 협의하는 ‘협치’를 강조하고, 송한준 도의회 의장(민주당ㆍ안산1)은 의회ㆍ집행부가 서로 존중ㆍ인정하는 ‘공존’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송 의장이 ‘공존의 시대’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인수위와의 자리에서 “협치라는 것은 서로 의견이 다르면 돌아설 수 있는데 공존은 의견이 다르더라도 소통하며 함께하는 개념”이라며 “연정과 협치를 뛰어넘어 공존의 시대로 가자. 의회도 집행부를 존중하고 집행부도 의회를 존중하면서 공존의 길로 가야만 도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인수위의 그간 소통 부족을 꼬집으며 “인수위 활동을 보면 도의회와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예산 부분도 ‘칼로 무 자르듯’했다”며 “한쪽의 일방적인 방향 선포가 있는 협치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해 의회는 의회답게 집행부는 집행부답게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한주 인수위 공동위원장은 협치 1호 과제로 꼽혀온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 집행’을 공식화하며 한발 물러섰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해 말 예산심의 과정에서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 1천190억 원을 새로 반영했지만, 남경필 전 지사가 ‘부동의’해 관련 예산이 지금껏 집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는 연정예산이 들어갔음에도 도에서 그간 부동의 처리돼 부동의를 풀기로 했다”며 “연정예산을 무조건 정리하기보다는 사업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이 지사와 도의회 간 만남에서도 협치ㆍ공존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양측은 집행부ㆍ의회 간 협치 방안, 추경 예산, 만남 정례화(한 달에 1~2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도의회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의견을 툭 던지는 협치는 지양할 것”이라며 “다음 주 시ㆍ군 단체장을 만나는데 도의회와 협치를 바탕으로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인수위 간담회 후 도의원들과 인수위 관계자들은 도의회 공약관리TF팀 현판식 및 도의원 공약리스트 전달식을 가졌다.
김규태ㆍ박준상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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