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인가, 공존인가”…집행부·의회 힘 겨루기 시작, 학교실내체육관 예산 집행 등 갈등 씨앗은 우선 감춰

▲ 18일 오후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접견을 하기 위해 찾아온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과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18일 오후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접견을 하기 위해 찾아온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과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협치인가, 공존인가”

 

향후 경기도 4년의 정치 흐름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 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이재명호(號)가 먼저 화두로 제시한 ‘협치’와 관련, 도의회는 보다 확실한 협력 관계인 ‘공존’을 내세우는 모양새다. 다만 양측은 본격 ‘정치 프레임 전쟁’에 앞서 학교실내체육관 예산 집행 등 하나 된 모습을 강조하며 갈등의 씨앗을 안으로 감추었다.

 

도의회 의장단 및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은 18일 도지사 인수위원회와 ‘협치 공약이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재명 도지사와 접견했다.

 

두 자리에서 최대 현안은 협치와 공존이었다. 이 지사는 민ㆍ관ㆍ정이 하나부터 열까지 협의하는 ‘협치’를 강조하고, 송한준 도의회 의장(민주당ㆍ안산1)은 의회ㆍ집행부가 서로 존중ㆍ인정하는 ‘공존’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송 의장이 ‘공존의 시대’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인수위와의 자리에서 “협치라는 것은 서로 의견이 다르면 돌아설 수 있는데 공존은 의견이 다르더라도 소통하며 함께하는 개념”이라며 “연정과 협치를 뛰어넘어 공존의 시대로 가자. 의회도 집행부를 존중하고 집행부도 의회를 존중하면서 공존의 길로 가야만 도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인수위의 그간 소통 부족을 꼬집으며 “인수위 활동을 보면 도의회와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예산 부분도 ‘칼로 무 자르듯’했다”며 “한쪽의 일방적인 방향 선포가 있는 협치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통해 의회는 의회답게 집행부는 집행부답게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한주 인수위 공동위원장은 협치 1호 과제로 꼽혀온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 집행’을 공식화하며 한발 물러섰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해 말 예산심의 과정에서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 1천190억 원을 새로 반영했지만, 남경필 전 지사가 ‘부동의’해 관련 예산이 지금껏 집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학교실내체육관 사업비는 연정예산이 들어갔음에도 도에서 그간 부동의 처리돼 부동의를 풀기로 했다”며 “연정예산을 무조건 정리하기보다는 사업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이 지사와 도의회 간 만남에서도 협치ㆍ공존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양측은 집행부ㆍ의회 간 협치 방안, 추경 예산, 만남 정례화(한 달에 1~2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도의회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의견을 툭 던지는 협치는 지양할 것”이라며 “다음 주 시ㆍ군 단체장을 만나는데 도의회와 협치를 바탕으로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인수위 간담회 후 도의원들과 인수위 관계자들은 도의회 공약관리TF팀 현판식 및 도의원 공약리스트 전달식을 가졌다.

김규태ㆍ박준상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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