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원지 계곡 가보니… 찜통 더위보다 더한 비싼 자릿세 ‘분통’

“평상 앉으려면 백숙 시켜라” 음식점 바가지 요금에 짜증
매년 되풀이… 단속은 전무

▲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도내 일부 계곡에서 불법 자릿세 및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피서객들의 기분을 망치고 있다. 22일 양주시 장흥면의 한 계곡에서 음식점들이 불법으로 평상을 설치한 채 비싼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도내 일부 계곡에서 불법 자릿세 및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피서객들의 기분을 망치고 있다. 22일 양주시 장흥면의 한 계곡에서 음식점들이 불법으로 평상을 설치한 채 비싼 가격으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찜통더위 피해보려 계곡 왔는데, 불법 자릿세 때문에 ‘분통’만 터뜨리고 갑니다”.

섭씨 38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더위를 식히기위해 찾은 계곡의 ‘바가지 요금’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21일 찾은 양주의 장흥유원지는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고자 하는 인파로 꽉 찼다. 피서객들은 물놀이하다 지치면 물가에 설치된 평상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러던 중 뙤약볕 밑에서 물놀이를 하던 한 피서객이 평상에 올라가려 하자 “음식은 시키고 올라오는 거이요?”라는 인근 음식점 주인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장흥유원지 계곡에 설치된 평상들은 주변의 음식점에서 설치한 것으로, 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평상을 이용할 수 없도록 막고 있었다. 

이곳 평상을 이용하려면 도토리묵, 감자전 등 1만~2만 원대의 저렴한 음식은 주문해도 소용이 없다. 7만 원에 달하는 메인 음식인 닭백숙을 반드시 시켜야 이용할 수 있다. 무허가로 평상을 설치하고 음식값을 가장한 ‘자릿세’를 받고 있는 것이다.

 

가족 단위로 계곡을 찾은 A씨(45)는 “도심 지역이랑 닭백숙 맛은 비슷한데 가격은 2배가량 비싸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여기 온 대부분 사람들이 피서 분위기를 내고 싶어 찾은 거라, 비싸도 평상을 빌리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는 꼴”이라고 말했다.

 

용인에 있는 묵리계곡. 이곳 역시 주변 업주들이 불법 평상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묵리계곡의 한 캠핑장은 하루 평상을 이용하는 값으로 5만 원을 받고 있는데, 이마저도 6만 5천 원의 닭백숙을 주문하지 않으면 추가 비용이 붙는다. 닭백숙을 시키지 않았을 시 1인당 1만 원의 자릿세를 추가로 받아, 4인 기준으로 따지면 백숙을 주문하지 않았을 시 평상 값 5만 원에 자릿세 4만 원을 더해 총 9만 원을 내야 한다.

 

묵리계곡 내 바로 위에 위치한 카페 역시 계곡물에 불법으로 평상을 설치하고 5만 원의 자릿세를 받고 있다. 이곳의 평상을 이용한 B씨(27)는 “평상 대여가 불법인지 알고 있으나 괜한 분란을 일으키기 싫어 이용료를 지불했다”며 “무더위를 피하려 어렵게 날을 잡아 놀러 왔는데 괜한 돈만 날린 것 같아 짜증만 더 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피서철이 본격화되면서 계곡마다 불법 자릿세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사업장 관계자는 “요즘 사람들이 먹을거리나 돗자리 등을 전부 챙겨와 평상 값이라도 받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가 없다”며 “인근 사업자들이 계곡의 청소와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일종의 시설 서비스 요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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