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낮 최고기온 33도 가축만 101만여마리 폐사
1994년 여름악몽 떠올려
24년 전인 지난 1994년 7월 여름.
당시 한 달간 낮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는 다 무려 18.3일이나 지속하면서 연일 가마솥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이는 7월 평균 폭염일수(3.9일)의 5배에 가까운 수치다.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당시 한반도에 나타나자 전국에서는 한 달 내내 강한 가뭄이 이어졌다. 전체 논 재배면적의 11.7%인 13만 200㏊가 심각한 가뭄을 겪으며 농작물 수확에 큰 차질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가축은 101만 2천 마리가 집단 폐사했으며, 수산물도 541t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당시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 수도 3천3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전력 사용량도 연일 최고치를 갱신했다. 전력 사용이 폭증한 1994년 7월12일 오후 8시께 한 아파트의 5개 동이 과부하로 인해 모두 정전, 1시간30여 분간 1천여 가구가 찜통더위와 암흑 속에 시달리기도 했다.
24년이 지난 올해 7월 여름.
13일째 사우나에 갇혀 있는 듯한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1994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2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도내에서만 11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8만 3천여 마리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폭염 피해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올해는 10년 주기로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발달하는 해여서 대기 상층부까지 고기압이 위치해 강한 일사를 내리쬐고 있다. 또 지난 주말 중국 상해 쪽으로 이동한 태풍 ‘암필’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 폭염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성균 수도권기상청장은 “경기도 31개 시ㆍ군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당분간 비 예보도 없고 6~7일 동안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폭염에 잘 대비해 지난 1994년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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