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주거지 126기·원삼국∼조선시대 무덤 200여기 확인
25일 문화재청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호남문화재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부지에서 청동기 시대 대규모 주거지 군과 함께 신석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건물지, 무덤과 가마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유구는 신도시 사업부지 중앙에 있는 배매산(해발 123m) 남쪽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현재까지 신석기 시대 주거지를 비롯해 청동기 시대 주거지 126기, 원삼국 시대 분구묘(墳丘墓)와 삼국 시대 나무널무덤(목관묘), 통일신라부터 고려 시대에 해당하는 돌덧널무덤(석곽묘) 51기,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나무널무덤 200여 기 등이 나왔다.
이들 유구는 이 지역 일대의 역사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청동기 대 주거지 군과 청자 다자기가 함께 출토된 돌널무덤이 주목된다는 게 호남문화재연구원의 설명이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가늘고 긴 사각형과 직사각형,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등의 모양으로, 내부에는 화덕 자리와 기둥구멍, 벽구(벽도랑), 저장구멍 등이 확인됐다. 돌도끼, 돌 화살촉, 돌칼, 돌 창, 반달돌칼, 가락바퀴 등 다양한 석기류가 출토됐으며 입구에 점토로 된 띠를 덧대어 만든 이중구연단사선문토기(겹아가리짧은빗금무늬토기)와 구순각목공열문토기(골아가리구멍무늬토기) 등도 발견됐다.
고려 시대 돌덧널무덤과 나무널무덤에서도 병과 사발, 접시 등 자기와 도기류, 청동거울과 숟가락, 장신구와 각종 화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이 가운데 고려시대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한 곳에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참외 모양 청자 주전자와 청자 잔, 접시, 잔탁(盞托·잔 받침), 그릇이 한꺼번에 나왔다.
이곳에서 나온 다기들은 철분 함량이 거의 없는 태토로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인 내저원각(內底圓刻)이 작고 고온에서 견디는 성질이 강한 내화토 받침을 이용하고 있어 12세기 전반 경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지역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자의 제작과 수급양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2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현장 설명회를 통해 공개된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앞으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시대별 유적의 성격과 당시 생활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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