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10조 원대의 이자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은행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모두 10조 7천5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1조 950억 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이 2조 9천675억 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올렸다. 이어 신한은행 2조 7천137억 원, 하나은행 2조 5천825억 원, 우리은행 2조 4천946억 원 순이었다.
전체 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으면서 은행들은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이 국민은행 1조 3천533억 원, 신한은행 1조 2천718억 원, 우리은행 1조 2천369억 원, 하나은행 1조 1천933억 원으로 모두 1조 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연말 연초에 직원들에게 대규모 보너스를 지급했다. KB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고, 올해 1월에도 기본급의 100%를 추가로 줬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우리은행은 연봉의 11.1%를 줬다.
이에 1분기 4대 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천680만 원으로 나타났다. 3개월 만에 중소기업 평균 연봉(2천500만 원)을 넘는 급여를 받아간 것이다. 지난해 1분기(2천580만 원)와 비교하면 4%가량 올랐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평균 급여(9천40만 원)에 1분기 급여 상승률(4%)을 대입하면 올해 연봉은 9천4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자마진에 기댄 실적 잔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의 대규모 수익이 선진 금융을 도입했거나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낸 덕분이기보다 부동산 열풍에 편승해 가계대출을 늘리고,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보다 더 빠르게 올리는 방식으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간 차이가 지난해 4분기 2.30%포인트에서 올 2분기 2.35%포인트로 확대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의 부도율이 높지 않고 주택담보대출도 부동산값을 지지해서 은행이 ‘땅 짚고 헤엄치기’를 많이 했다”며 “사회공헌 차원에서 정부가 과감하게 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에 대한 부채탕감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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